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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4% 넘게 급등...트럼프 對이란 강경 대응에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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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4% 넘게 급등...트럼프 對이란 강경 대응에 '화들짝'

이스라엘-이란 분쟁 장기화 우려...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은 크지 않아
지난 14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타격을 입은 것을 보이는 이란 테헤란의 석유 저장 시설에서 16일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4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타격을 입은 것을 보이는 이란 테헤란의 석유 저장 시설에서 16일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 양상이 5일째 지속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강경 노선을 취하면서 국제유가가 17일(현지시각) 4% 넘게 급등했다.

국제유가는 전날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휴전을 모색하고 있다는 보도로 하락했지만, 이날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위협하면서 재차 급등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 양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그나마 이란의 주요 석유 및 가스 인프라는 지금까지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뉴욕 시장에서 7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3.07달러(4.28%) 오른 74.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3.22달러(4.4%) 상승한 76.45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장 마감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며 WTI와 브렌트유 모두 5% 가까이 올랐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공습이 이어지면서 수급 균형이 팽팽한 원유 시장에 지정학적 위험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플린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이번 사태는 단발성 충돌이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유조선 두 척이 충돌하면서 원유 수송의 핵심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전문가들은 다만 실제 해협이 봉쇄될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운송 차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 위험은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을 통해 하메네이를 "쉬운 목표물"이라고 지칭하며, "미국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그 '지도자'가 어디에 숨었는지 우리는 정확히 알고 있다. 그곳은 안전하다. 당장은 제거하지 않겠다"면서 "하지만 민간인이나 미군을 향한 미사일 위협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상황실에서 국가안보팀과 긴급회의를 했고, 미국 국방부는 중동 지역에 미국의 방어 태세 강화를 위해 군사 자산을 이동시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양한 군사적 옵션을 제공하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이처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유가가 이날 급등했지만, 수급 측면에서의 유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월간 석유보고서에서 세계 석유 수요 추정치를 지난달 전망치보다 하루 2만 배럴 하향 조정했다. IEA는 반면 공급 추정치는 하루 20만 배럴 늘린 180만 배럴로 상향 조정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에너지 고문을 지낸 아모스 호크스타인은 CNBC에 “전 세계적으로 원유 공급이 안정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유가가 비교적 차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가 시장에 공급을 늘리고 있으며, 미국의 원유 생산도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