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액시오스는 오픈AI가 챗GPT 차세대 버전 출시를 앞두고 월 구독료를 최대 2000달러까지 올리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오픈AI는 지난 4월 60만 명이었던 유료 비즈니스 사용자가 현재 100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챗GPT 엔터프라이즈, 팀, 에듀 등 기업용 서비스 수요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모더나, 모건스탠리, 애리조나 주립대학 등이 주요 고객으로 언급된다.
2023년 기준 오픈AI의 연간 매출은 약 14억 달러로 추정되며, 2024년에는 유료 사용자 증가와 기업용 서비스 확대에 힘입어 2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출이 더 많이 늘고 있다. 오픈AI는 GPT-4 개발에 약 1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차세대 모델인 GPT-5 개발에는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비용이 10억 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예상한다.
더불어 오픈AI의 연간 운영 비용도 급격히 늘고 있다. 2022년 약 5억4000만 달러였던 운영 비용이 2023년에는 약 16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더 증가할 것이다. 이는 주로 AI 모델 학습과 운영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 데이터센터 비용, 고급 인력 유치를 위한 인건비 증가 때문이다.
결국 오픈AI는 현재 연간 수십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회사가 계속 외부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이유다. 동시에 수익성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배경이다.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00억 달러 투자 등 대규모 자금 유치에도 불구하고 오픈AI의 재정 상황은 여전히 힘겨운 상태다.
이런 “돈 소각로” 상황은 오픈AI뿐만 아니라 앤스로픽·인플렉션 등 경쟁사들도 마찬가지다. 구글은 최근 ‘바드 어드밴스트’를 월 20달러에 출시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프로’는 월 30달러에 제공된다. 앤스로픽의 ‘클로드 프로’도 월 20달러이며, ‘클로드3 오퍼스’는 시간당 15달러로 책정되었다. 이는 AI 기업들이 다양한 가격 전략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가격 인상 움직임은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개인 사용자들이 무료 또는 저가 대안을 찾아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면, 메타의 오픈소스 라마 모델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이미 많은 개발자와 기업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기업 고객의 경우, 비용 대비 효과를 더욱 면밀히 검토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트너 분석에 따르면, AI 서비스 도입을 고려하는 기업의 약 30%가 비용을 주요 걱정거리로 꼽았다.
한편 오픈AI는 챗GPT 주간 활성 사용자가 2억 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하며 시장 선도 위치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생성형 AI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B2B 서비스 강화와 구독료 인상은 소프트웨어 시장의 전형적 성장 패턴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사용자 확보 경쟁은 치열하며, 메타의 오픈소스 라마 모델 채택 증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다양한 전략이 공존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한국 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AI 기술 도입 비용 증가로 국내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으며, 동시에 자체 AI 기술 개발의 필요성도 높아질 것이다. 특히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IT 대기업들의 AI 투자 및 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런 흐름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그에 따른 막대한 컴퓨팅 파워 요구가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하드웨어 수요 증가, 전력 소비량 증가 등은 AI 기업들의 비용 구조를 압박하고 있다. 또한 AI 인재 확보를 위한 인건비 상승도 큰 요인이다.
향후 AI 기술의 상용화가 가속화되면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로 이어질 수 있지만, 동시에 일자리 대체 등 노동시장 변화 우려도 제기된다.
정책 입안자들은 AI 기술 발전에 따른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비한 제도적인 장치 마련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투자자도 AI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비용 증가로 인한 실적 부담이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한 시장 지배력 확대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AI 관련 하드웨어, 클라우드 서비스 등 연관 산업 투자 기회도 고려해볼 만하다.
생성형 AI 시장은 급성장과 함께 비용 압박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기업들의 가격 정책 변화와 기술 혁신 노력이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히 IT 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산업과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