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의 천국’으로 불리는 유로존의 관대한 흡연 문화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실외 흡연과의 전쟁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기 때문이다.
EU 집행위는 회원국마다 들쭉날쭉한 야외 흡연 규제 정책을 통일시키고 실외 흡연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EU 집행위, 종전보다 강력한 야외 흡연 규제 권고안 마련
EU 집행위가 17일 확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이 초안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카페 야외좌석, 버스 정류장과 동물원을 비롯해 실외에서 운영되는 대중교통 시설이나 공공시설에서도 흡연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회원국들에게 권고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EU 집행위는 지난 2009년에도 비흡연자들이 간접흡연으로 피해를 입는 것을 최소화할 목적으로 공공장소에서 흡연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방안을 회원국들에 권고한 바 있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긴 했으나 아직도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규제를 한층 강화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새롭게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권고안에는 최근 젊은층 위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공공장소 내 사용을 규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유로뉴스는 “새 권고안이 기존 권고안과 달라진 점은 회원국들이 그동안 시행한 흡연 규제 정책이 나라별 환경에 맞춰 사안별로 적용되는 한계가 있었다는 판단에 따라 규제 대상을 최대한 통일시키고 적용 범위도 최대한 넓히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새 권고안은 “기존의 야외 흡연 규제 정책은 회원국마다 다른 사회 환경을 감안해 시행돼왔기 때문에 전체적인 규제 효과는 낮은 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새 권고안은 완전한 노천 공간은 물론이고 루프탑 형태의 영업시설, 발코니, 건물 현관 등 기존 권고안에서 규제 대상으로 포함시키지 않았던 부분적으로 개방된 야외 공간에서도 흡연을 금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 유로존의 야외 흡연 규제 현황
유로뉴스에 따르면 EU 회원국들 가운데 실외 흡연을 전면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나라는 아직은 극소수에 머물고 있다.
세계은행이 지난 2022년 기준으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카페 야외석을 비롯한 야외 공간에서 흡연을 전면 금지하고 있는 나라는 지난 2018년부터 식당과 주점의 야외석에서 흡연을 금지시킨 스웨덴이 유일하다.
이밖에 스페인,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정도가 특정 공공시설에서만 흡연을 금지하는 부분적인 형태의 야외 흡연 금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에서는 실외 흡연에 대한 본격적인 규제가 아직은 없다는 얘기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