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첫 국방·우주 담당 집행위원으로 지명된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가 러시아 공격에 대비해 탄약 비축 의무화를 추진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22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쿠빌리우스가 회원국들에 최소한의 탄약과 기타 물자의 비축을 강제하기를 원한다"며" 이것이 EU의 왜소한 무기 산업 규모를 키워 전쟁에 대비할 수 있다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외신은 "EU가 몇 년 이내에 러시아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며 "회원국들의 안보에 부가가치를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방위 산업의 가장 큰 문제인 영구적인 생산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며 "(무기)생산을 위한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주문이 부족하다"고 했다.
EU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무기 생산 능력 확대에 주력해왔다. EU는 올해 3월 탄약생산지원법(ASAP)에 따라 5억유로(약 7464억원)을 투입해 현재 연간 100만발인 탄약 생산 능력을 200만발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연 30만발)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이에 대해 쿠빌리우스는 "우리는 여전히 (탄약 생산 능력이) 러시아에 뒤처져 있다"고 했다.
또 쿠빌리우스는 민간 자금 유치를 위해 EU가 국방비 지출을 지속 가능한 것으로 분류하도록 투자 규정을 바꿔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쿠빌리우스는 "무인기(드론)와 미사일이 현대전의 모습을 변화시켰다"며 "우크라이나 무기 제조업체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싶다. 우크라이나가 실제 경험을 갖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EU를 탈퇴한 영국이 EU 방위 산업 육성 계획에 포함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쿠빌리우스는 "우리는 영국을 유럽의 일부로 간주한다. 민주적인 유럽인들은 가능한 한 단결해야 한다"며 "나는 우리 약점의 위험을 알고 있고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추가 모험을 꾀하고 싶은 유혹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