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중동 산유국의 실질적인 리더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1 배럴당 100달러를 지향한다던 목표를 포기하고 가격경쟁에 나서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기로 했다. 사우디는 오는 12월부터 생산량을 늘릴 준비를 하면서 원유가격 경쟁에 다시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사우디의 증산 목표가 확인되면서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사우디는 예산의 균형을 위해 배럴당 100달러에 가까운 원유 가격이 필요한 상황이다.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는 야심찬 경제 개혁 프로그램의 핵심인 일련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원유 시장에서 미국의 입김이 커지면서 사우디는 이제 시장 점유율마저 뺏길 위험에 처했다.
사우디는 최근까지 오펙 플러스의 감산량 대부분을 떠맡아 지난 2년간 하루 200만 배럴씩 생산량을 줄였다. 이는 회원국의 감산량의 3분의 1 이상에 해당한다. 이로 인해 사우디의 최근 생산량은 2011년 이후 최저치인 일일 890만 배럴에 불과하다.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는 오펙 플러스 소속 국가들과 장기간 유지해 온 감산을 오는 12월부터 해제해 매달 하루 8만3000배럴씩 추가로 월 생산량을 늘려 2025년 12월까지 하루 100만 배럴 증산하도록 할 방침이다. 당초 10월 초부터 해제할 예정이었지만 2개월 늦췄다. 오펙 플러스는 오펙(OPEC, 석유수출국기구) 소속 국가들과 다른 산유국의 협의체다.
그간 사우디의 감산 정책은 미국과의 긴장을 고조시켰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뛰고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가 오려 하는데 유가가 높아서는 안 된다는 게 미국의 생각이었다. 사우디는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난 2년 동안 자체 생산량을 하루 200만 배럴씩 줄였는데, 이는 오펙 플러스 회원국 감산의 3분의 1 이상에 해당한다. 사우디와는 달리 이라크와 카자흐스탄 등 다른 회원국은 각자의 할당량보다 더 많이 생산함으로써 정책을 지키지 않아 감산은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증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1.60달러로 전장 대비 1.86달러(2.53%) 하락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67.67달러로 전장 대비 2.02달러(2.90%) 급락했다.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이하 마이크론) 주가가 깜짝 실적에 힘입어 급등 마감했다.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전날보다 14.73% 급등한 109.88달러(14만4천711원)에 거래를 마쳤다. 마이크론 주가가 100달러선에 오른 것은 지난달 23일 이후 한 달여만이다. 마이크론의 회계연도 4분기(6∼8월) 매출은 77억5천만 달러로, 월스트리트 전망치인 76억6천만 달러를 넘어섰다. 특정 항목을 제외한 순이익도 주당 1.18달러로, 예상치 1.12달러를 웃돌았다. 2025 회계연도 1분기(9∼11월) 매출과 주당 순이익은 87억 달러와 1.74달러로 예상돼 시장 평균 예상치 매출 83억2천만 달러와 주당 순이익 1.52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마이크론은 데이터센터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고, 내년에는 수요 동인이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며 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를 불식시켰다.
마이크론의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으로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3.47% 올랐다. 엔비디아 주가가 0.43% 반등 마감한 가운데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2.46%), AMD(3.38%), 퀄컴(2.61%), 브로드컴(1.46%)도 상승폭을 확대하며 거래를 마쳤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