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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뱅크, 자금세탁 사건 유죄 인정...4조원 이상 벌금 부과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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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뱅크, 자금세탁 사건 유죄 인정...4조원 이상 벌금 부과 받아

2024년 10월10일 TD뱅크 워싱턴 DC 지점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10월10일 TD뱅크 워싱턴 DC 지점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정부 당국은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큰 은행인 TD뱅크의 미국 법인이 자금 세탁 방지를 위한 연방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30억 달러(약 4조 원) 이상의 벌금을 납부하기로 법무부 및 금융 규제 기관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각) CNBC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TD뱅크는 마약 밀매업자 및 기타 범죄자의 자금 세탁을 모니터링하지 못한 데에 대해 벌금 납부 및 기타 처벌을 받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은행은 미국 내에서의 성장에 제약을 받게 될 전망이며 TD뱅크의 주가는 이날 5% 급락했다.

TD뱅크의 미국 법인은 자산 기준으로 미국 내 10번째로 큰 은행이다.
미국 정부는 TD뱅크가 수년 동안 고위험 고객의 위험 신호를 무시하고 악의적인 행위자가 악용할 수 있는 ‘편리한’ 환경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TD뱅크가 펜타닐 및 기타 치명적인 약물 판매자들을 대신해 자금을 세탁하기 위해 4억 달러 이상의 거래를 촉진했다고 밝혔다.

미국 법무부는 TD뱅크의 2개 부서가 자금 세탁을 공모하고 정확한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규정을 준수하는 자금 세탁 방지 프로그램을 유지하지 못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메릭 갈런드 미국 법무부 장관은 워싱턴 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TD뱅크가 비용을 낮추기 위해 규정 준수보다 이익을 선택했다”면서 “TD 뱅크가 범죄자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범죄자들과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갈런드 장관에 따르면 TD뱅크는 자금 세탁 혐의와 관련해 유죄를 인정한 가장 큰 은행이 됐다.

갈런드 장관은 지난해 10월까지 6년 동안 TD뱅크가 18조3000억 달러에 달하는 고객 거래 자금을 모니터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따라 TD뱅크 계좌를 통해 6억7000만 달러 이상의 자금 세탁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날 합의의 일환으로 TD뱅크는 미국 법무부에 18억 달러의 벌금을 내고, 재무부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에 13억 달러, 통화감독청(OCC)에 4억5000만 달러 및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1억2350만 달러의 벌금을 납부해야 한다.

앞서 미국 수사당국은 중국 마약 범죄조직이 수천억 원대에 달하는 마약 판매 자금을 TD뱅크의 뉴욕과 뉴저지 지점을 통해 세탁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여 왔다.

이번 형사 합의 조건에는 TD뱅크 산하 북미 법인 2곳인 TD뱅크 NA와 TD뱅크 USA의 자산 규모가 4340억 달러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TD뱅크는 미국에서 10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동부 해안을 따라 약 1200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은행 전체 매출에서 미국 소매 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한다.

은행 경영진은 애널리스트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새로운 제약 조건 하에서 고객에게 대출 및 기타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수 있도록 미국 자산을 약 10%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은 또한 2025년과 2026 회계연도에 미국에서 자금 세탁 통제를 개선하는 데 연간 5억 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