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MS·구글·아마존 대규모 투자…공장식 생산으로 건설기간 3~5년 단축
러시아 의존 연료공급망·규제·초기비용 3대 과제…2030년까지 대량생산 성패 관건
러시아 의존 연료공급망·규제·초기비용 3대 과제…2030년까지 대량생산 성패 관건
이미지 확대보기대형 원전 43조 원 vs SMR 건설기간 5분의 1 단축
원전 산업이 SMR로 선회한 가장 큰 이유는 기존 대형 원전의 천문학적인 비용과 긴 건설 기간 탓이다. 미국 조지아주의 보글(Vogtle) 원전이나 영국 힝클리포인트 C 같은 대형 프로젝트는 잦은 공기 지연과 비용 초과로 ‘토목 공사의 악몽’이라는 오명을 썼다.
실제로 보글 원전 건설에는 당초 예상치의 두 배에 달하는 300억 달러(약 43조 원)가 투입됐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수익이 발생하기 전까지 15년 동안 막대한 부채를 떠안으려는 민간 투자자는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SMR은 300메가와트(MWe) 이하의 소형 원자로로, 부품을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 방식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건설 기간을 3~5년으로 단축하고 초기 투자 비용을 낮춰, 중견 전력회사나 빅테크 기업도 접근 가능한 수준으로 진입장벽을 낮췄다. 이는 거대 설비를 짓는 ‘규모의 경제’에서 공장제 대량 생산을 통한 ‘단위 생산 경제’로 전환을 의미한다.
AI 전력 갈증에 MS·구글·아마존 SMR 투자 나서
이번 원자력 붐을 주도하는 동력은 정부가 아닌 민간, 특히 거대 기술기업(빅테크)이다. 챗GPT 검색 하나가 구글 검색보다 10배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등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이나 풍력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해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데이터센터의 기저 전력으로 쓰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은 안정적인 무탄소 전원 확보를 위해 직접 SMR 개발사와 손을 잡았다. MS는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 재가동을 위한 20년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했고, 구글과 아마존은 각각 카이로스 파워, X-에너지 등 SMR 스타트업과 대규모 계약을 맺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신용도가 높은 빅테크 기업이 장기 구매를 보장(PPA)함으로써, 자금난에 허덕이던 SMR 제조사들이 은행 대출을 받고 생산 라인을 가동할 수 있는 ‘금융의 다리’를 놓아주었다”고 분석했다.
산업용 열·담수화 시장 ‘1.5조 달러’ 기회
SMR의 활용도는 전력 생산에만 그치지 않는다. 철강, 시멘트, 유리 제조 등 산업 공정에는 700도 이상의 고온이 필요한데, 화석연료 없이 이 열을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은 고온가스로(HTGR) 등 4세대 SMR이 유일하다.
컨설팅업체 루시드카탈리스트는 2050년까지 산업용 SMR 시장 규모가 700기가와트(GW)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1조 5000억 달러(약 2160조 원)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다. 이 밖에도 중동 지역에서는 해수 담수화 시설의 에너지원으로, 극지방이나 오지 광산에서는 디젤 발전기를 대체할 ‘핵 배터리(마이크로 원자로)’로 SMR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미 공군은 알래스카 기지에 마이크로 원자로를 도입하는 계약을 추진 중이며, 캐나다와 호주의 광산 업체들도 디젤 연료 비용 절감을 위해 초소형 원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 의존 연료공급망과 규제 혁신이 과제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연료다. 첨단 SMR 대부분은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HALEU)을 연료로 쓰는데, 전 세계 공급망의 40% 이상을 러시아가 장악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뒤늦게 자체 농축 시설 확충에 나섰지만, 새로운 광산과 시설이 가동되기까지는 7~10년이 걸린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에너지 안보를 적대국에 의존한다면 헛된 약속일 뿐”이라며 연료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규제 속도 역시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등 규제 당국이 대형 경수로 중심의 과거 기준을 SMR에 적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다만 최근 미국에서 원전 배치를 가속화하는 ‘어드밴스(ADVANCE) 법’이 통과되는 등 규제 합리화 움직임이 시작된 점은 긍정적이다.
경제성 확보를 위한 대량 생산 체계 구축도 필수다. 독일 연방핵폐기물안전국(BASE) 보고서에 따르면 진정한 대량 생산 경제에 도달하려면 평균 3000기의 SMR을 생산해야 한다. 초기 몇 기를 짓는 단계에서는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어, 이 ‘죽음의 계곡’을 어떻게 넘기느냐가 관건이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앞으로 2030년까지가 원자력 역사상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SMR 제조사들이 월 1대 생산 속도를 달성해 비용을 낮추지 못한다면, SMR 역시 과거 실패한 에너지 실험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시대의 전력 갈증과 탄소 중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는 SMR. 서방 세계가 연료 독립과 공급망 구축, 규제 혁신을 통해 원자력의 부활을 이뤄낼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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