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여성 CEO 보상, 남성 추월. 사회경제적 변화의 신호탄
이미지 확대보기12일(현지시각)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S&P500 기업에서 여성 CEO 중앙값 총 보상이 2024년 1650만 달러로, 남성 CEO의 1560만 달러를 상회했다. 이는 전통적인 성별 임금격차가 최고경영진 수준에서 역전되는 흥미로운 현상을 보여준다.
쉽게 말해 모든 CEO 급여를 줄 세워 놓고 정확히 가운데 있는 사람 급여를 비교했을 때 여성 CEO는 1650만 달러, 남성 CEO는 1560만 달러를 받았다. 이는 상위 기업에서 여성 리더가 남성 못지않게, 오히려 조금 더 높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물론, 이 숫자가 전체 직장 여성의 상황을 대표하지는 않는다. 아직 일반 직장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적게 받고 있고, CEO가 된 여성의 수도 남성보다 훨씬 적다. 그래도 이런 변화는 기업 세계의 꼭대기에서 성별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희망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추세를 대표하는 사례로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바라 CEO를 들 수 있다. 바라 CEO는 2014년 취임 이후 GM을 전기차 시대로 성공적으로 이끌며, 2022년 약 2900만 달러의 총 보상을 받아 최고 대우를 받는 여성 CEO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또한 오라클의 사프라 캐츠 CEO도 2022년 약 5000만 달러의 총 보상을 받아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 현상을 단순히 성평등의 승리로 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S&P500 기업 중 여성 CEO는 약 40명으로, 전체의 7.9%에 불과하다. 이는 여전히 극소수의 여성만이 최고경영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일반 노동시장에서는 여전히 남성의 임금이 여성을 앞서고 있다. 2023년 기준 풀타임 여성 근로자의 중앙값 소득은 남성의 83%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통계는 중요한 사회경제적 변화의 신호로 볼 수 있다. 여성들이 고위직에 진출할 때 더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 그리고 기업들이 이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기업 문화와 리더십 스타일 변화, 다양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 증가 등 복합적 요인의 결과로 해석된다.
글로벌 추세를 보면, 여성의 고위직 진출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유럽연합(EU)은 2026년까지 상장기업 이사회의 40%를 여성으로 채우도록 법안을 통과시켰다. 한국의 경우 아직 여성 CEO의 비율이 낮지만,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코스피 상장사의 여성 임원 비율은 5.2%로, 전년 대비 0.6%p 상승했다.
그러나 이 변화가 곧바로 전체 노동시장의 성평등으로 이어지리라 낙관하기는 어렵다. 여전히 존재하는 유리천장, 경력 단절,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등 구조적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한다. 또한 고위직에서 성별 임금 역전 현상이 일부 엘리트 여성에게만 해당하는 제한적 현상인지, 아니면 전체 노동시장의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인지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S&P500 여성 CEO의 보상 우위는 긍정적 변화의 조짐이지만, 동시에 여전히 존재하는 불평등과 도전 과제를 상기시킨다. 이는 통계 현상을 넘어 우리 사회가 진정한 성평등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마주한 새로운 국면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앞으로 이 변화가 전체 노동시장과 사회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