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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경제, '자원의 저주'에 빠지나..."광산 붐, 국민 삶 개선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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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경제, '자원의 저주'에 빠지나..."광산 붐, 국민 삶 개선 못해"

"자원 수출 수익, 소수에게 집중...미래 세대 위한 투자 필요“
"자원 수출 수익, 외국 기업 및 주주에게 집중...'국부 유출' 심각“
"경제 성장 둔화, 가계 부채 증가...'자원의 저주' 현실화하나“
"자원 가격 하락, '경제 위기' 초래 가능성"...'산업 구조 다변화' 시급

호주 경제가 '자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호주 경제가 '자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호주 경제가 '자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막대한 자원 수출 수익에도 불구하고 그 혜택이 국민 전체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고 소수에게 집중되면서 오히려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호주 언론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호주는 지난 수십 년간 광산 붐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지만, 그 부가 일반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되지 못했다. 오히려 자원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하면서 경제 구조가 취약해지고,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가 소홀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호주는 세계 2위의 철광석 수출국이자 주요 석탄 및 천연가스 생산국이다. 하지만 자원 수출 수익의 대부분은 외국 기업과 주주들에게 돌아가고, 정작 호주 국민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렉 제리코 호주연구소 수석 경제학자는 "호주는 자원 추출 기업에 매우 관대했지만, 정작 자원 판매를 통해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호주 경제는 최근 성장 둔화 추세를 보인다. 2023년 연간 성장률은 1.5%로, 1990년대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인당 경제 생산량은 6분기 연속 감소했고, 가계 실질 가처분소득은 10년 동안 제자리걸음이다.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 부담 속에서 가계부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셋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는 소비 위축과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철광석·천연가스 등 주요 자원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호주 경제는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원 가격 하락이 장기화되면 호주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에이드리언 블런델-위그널 전 OECD 이사는 "호주는 자원 수출 수익을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에 활용해야 한다"며 "노르웨이의 '오일 펀드' 모델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르웨이는 석유 수출 수익을 '국부 펀드'에 적립해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자원 부국이 '자원의 저주'를 피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호주 경제가 막대한 자원 수출에도 불구하고 '자원의 저주'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은 한국 경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호주는 자원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자원 가격 변동에 취약한 경제 구조로 되어 있다. 최근 철광석·천연가스 등 주요 자원 가격 하락은 호주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한국도 특정 산업 또는 특정 국가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호주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산업구조를 다변화하고 수출시장을 다각화해야 한다.

호주는 자원 수출 수익을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와 사회복지 강화에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소득 불균형과 사회 불안을 심화시킬 수 있다. 한국도 자원 수출 수익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연구개발, 사회기반시설 확충 등에 투자해야 한다.

호주는 자원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이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도 제조업 경쟁력 강화, 신산업 육성, 서비스 산업 발전 등을 통해 경제구조를 개혁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노르웨이는 석유 수출 수익을 '국부 펀드'에 적립해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부 펀드' 조성 및 운용 필요성을 검토하고, 자원 수출 수익을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 기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