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과 버닝글래스(Burning Glass) 연구소가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에 대기업 일자리 1만1000개의 취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기존 대졸자를 채용하던 자리에 고졸 또는 그 이하 학력자가 채용된 사례는 700건에 1건 정도의 비율에 그쳤다. 기업들이 기술과 경험을 중시하면서도 실제 채용을 할 때는 여전히 학위를 무시하지 않고 있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미국 온라인 취업 사이트 인디드(Indeed)의 크리스 하이암 최고경영자(CEO)는 이 매체에 “미국 기업들이 아직은 대학 학위 등을 디폴트로 여기고 있다”면서 “명문대 졸업장이 직원을 고르는 데 가장 편하고, 게으른 수단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컨설팅 기업 매켄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학위보다 기술을 중시하는 채용을 하면 그 직원의 능력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5배가량 증가하고, 학위보다 경력을 중시하면 그런 가능성이 2배가량 올라간다”고 밝혔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도 최근 보고서에서 기술에 근거해 채용한 직원이 기존의 방식대로 채용했을 때보다 회사 잔류 기간이 9%가량 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미국에는 STAR(skilled through alternative routes, 대안 루트를 통한 전문 인력)로 불리는 노동자가 7000만 명가량이 있다고 주장했다. 인턴십, 기술교육 프로그램 이수, 특정 분야 경력 등이 대표적인 STAR 요건으로 꼽힌다.
미국에서 산업이 발전하면서 직원들에 대한 훈련이 갈수록 더 중요해지고 있다. 미 교육부는 오는 2027년까지 미국 일자리의 70%가량이 고졸 이후에 별도의 교육이나 훈련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타운대는 최근 보고서에서 오는 2031년에는 미국에서 최소한 대졸 학력을 요구하는 일자리가 전체의 42%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켄지 조사에서 직업훈련을 통해 습득한 기술이 평생 소득 기여 비율이 46%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