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카자흐스탄 국경도시, 유라시아 물류·무역 허브로 성장
중국과 카자흐스탄 국경에 위치한 호르고스가 '현대판 실크로드'의 핵심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서쪽으로 3500km 떨어진 이 도시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을 상징하는 대표적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8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호르고스는 중국, 중앙아시아, 러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국제 화물철도 '트랜스-유라시아 물류'의 최대 통관 거점이다. 2011년 시작된 이 철도는 현재 중국 125개 도시와 유럽 25개국 227개 도시를 연결하고 있다. 2023년 운행 열차 수는 1만7000대로, 2015년 대비 20배나 증가했다.
이 도시의 핵심은 국경 통관시설에 인접한 자유무역 지대다. 여권이나 신분증만으로 출입이 가능한 이곳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600만 명이 방문했다. 거대한 상업 건물에 일용품, IT 제품, 가전, 의류 등 다양한 도매상들이 입주해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라이브 커머스의 성장이다. '호르고스 국제 라이브 스트리밍 쇼핑존'에서는 다양한 언어로 실시간 상품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현지 사업가들은 물류 개선과 통관 절차 간소화, 국가 간 금융협력 진전으로 직접 거래가 용이해 졌다고 평가한다.
다만, 일부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중국과 유럽, 중앙아시아 간 관계 변화에 따라 호르고스의 번영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유무역 지대의 일부 건설 프로젝트는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현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낙관적이다. 한 중국인 사업가는 "이윤 창출의 기회가 있는 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는 2000년대 초반 선전(深圳)의 성장기를 연상케 한다는 평가다.
호르고스의 성장은 중국의 서부개발과 일대일로 전략이 만들어낸 새로운 경제 중심지의 탄생을 보여준다. 특히, 디지털 기술과 전통적 물류의 결합은 유라시아 무역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과 카자흐스탄 국경도시 호르고스의 급부상이 한국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새로운 물류·무역 루트 활용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호르고스는 한국의 북방경제협력 정책과 연계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이라며 "중앙아시아와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