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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팀, FAA 항공관제시스템 점검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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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팀, FAA 항공관제시스템 점검 착수

항공 참사 이후 FAA 수백명 해고·시스템 점검 논란
前 FAA 수장, 스페이스X 제재 후 해임...이해상충 우려
2024년 5월 12일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 있는 스페이스X 로켓 발사장 입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5월 12일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 있는 스페이스X 로켓 발사장 입구. 사진=로이터

17일(현지시각) 사이언스매거진(Science Magazine)과 18일 테크 전문매체 더버지(The Verge)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항공 교통관제 시스템이 대규모 인력 감축과 민간기업의 개입으로 격랑에 휩싸였다.

미국 교통부 장관 숀 더피는 17일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스페이스X(SpaceX) 팀이 버지니아 소재 항공 교통관제 지휘센터를 방문해 현행 시스템을 점검하고, 관제사들의 현재 도구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여 더 안전하고 현대화된 시스템 구축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피 장관은 앞서 머스크의 정부효율부(DOGE) 팀이 "항공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지원하기 위해 FAA와 협력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FAA는 현재 영구 수장 없이 운영되고 있다. 전임 수장은 지난해 말 스페이스X가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안전 운항 데이터를 제출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 제재를 가한 직후 머스크의 영향력으로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스페이스X팀의 방문은 FAA 노조가 수백 명의 직원 해고 사실을 공개한 직후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미국 노동조합총연맹-산업별노조회의(AFL-CIO) 산하 전문항공안전전문가협회의 데이비드 스페로 회장은 성명을 통해 "이 가혹한 조치는 업무량을 증가시키고 이미 부족한 인력에 새로운 책임을 부과할 것"이라며 "이 결정은 이미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FAA의 인력 수요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해고된 직원 대부분은 근무 기간이 1년 미만인 수습 직원들로, 이들에게는 항소권이 주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대규모 해고는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 공화당과 함께 추진 중인 감세 정책 재원 마련을 위한 연방공무원 감축의 일환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워싱턴 DC 인근 포토맥 강 상공에서 발생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와 블랙호크 헬리콥터 간 충돌 사고로 67명이 사망한 이후 취해졌다. FAA는 이 사고 직후 3주간 항공 교통관제사 부족 문제와 레이건 내셔널 공항 주변 혼잡 등을 지적하는 수백 건의 불만을 접수했다. 특히 인력 부족과 낡은 시설에 대한 현장 관제사들의 우려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츠(MarketsandMarkets)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 통합으로 글로벌 항공 교통 관리 시장 규모가 2025년까지 14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피 장관은 스페이스X의 FAA 시스템 점검이 특혜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더피 장관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미디어와 힐러리 클린턴이 일론의 팀이 특별한 접근 권한을 얻고 있다고 주장한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는 사실이 아니며, FAA는 언론사와 기업들에게 정기적으로 지휘본부 투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전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은 최근 머스크의 DOGE 팀이 항공 시스템 개선에 필요한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일론 머스크는 현재 정부효율부 자문역을 맡고 있으면서 동시에 FAA의 주요 계약업체인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를 겸직하고 있어 이해상충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정부 감축 정책이 대기업의 이익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머스크의 이중적 역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