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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동차 업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확보 위한 쟁탈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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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동차 업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확보 위한 쟁탈전 치열

도심 위성 사무실 개설·급여 체계 개편 등 파격적 변화 시도
"2030년까지 5.1만 명 인재 부족 예상...중국·미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질까 우려"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중국과 미국의 경쟁사들을 따라잡기 위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끌어들이는 방안으로 도심에 세련된 사무실을 세우는 것부터 급여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까지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중국과 미국의 경쟁사들을 따라잡기 위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끌어들이는 방안으로 도심에 세련된 사무실을 세우는 것부터 급여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까지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본의 전통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화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인재 확보를 위해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기계 엔지니어 모집에는 어려움이 없었던 '제조업의 제왕'들이 이제는 IT 전문가 유치를 위해 분주한 모습이라고 3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스바루는 지난 2월 도쿄 시부야 지구에 두 번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위성 사무실을 열었다. 일본 기술기업과 스타트업의 허브인 이곳에 80명 규모의 공간을 마련했으며,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 41층에 위치해 도쿄 도심과 후지산의 전망을 자랑한다. 스바루는 이미 2020년에도 시부야에 약 50명 규모의 사무실을 개설한 바 있다.

"시부야는 숙련된 엔지니어들이 속속 합류했기 때문에 메카였다. 그것이 더 넓은 기반을 개발한다는 아이디어로 이어졌다"고 스바루의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개발 담당 임원 시바타 에이지는 설명했다.

시부야 중심부에 위치한 새 사무실은 위워크(WeWork)가 제공하는 공유 오피스의 일부로, 기술 업체와 모빌리티 스타트업 등 건물 내 다른 회사들과 상호 작용하며 인재를 발굴할 기회를 제공한다. 시바타는 "다양한 전문 분야를 가진 IT 엔지니어가 필요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크게 부족하다"라고 토로했다.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도심 사무실 개설부터 급여 시스템 개혁까지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며 중국과 미국 경쟁사들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일본은 2030년까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시장에서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의 30% 점유율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올해 "노동력 감소와 국제 인재 경쟁에서의 손실"로 약 3.3만 명의 소프트웨어 전문가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족분은 2030년에 약 5.1만 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인재 유치 플랫폼 비즈리치(Bizreach)의 노리아키 야마모토 임원은 "이직과 중도 채용이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 번창하고 있다"며 "기업은 전기화, 수소 동력 연료 전지, 머신 러닝, 소프트웨어 제어를 위한 전자 제어 장치 개발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산업 준비 작업자를 원한다"고 말했다. 비즈리치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자동차 산업 채용 공고는 2년 전 같은 기간보다 2.4배 증가했다.

그러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일본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고용주가 아니다. 리크루트의 이직 컨설턴트 도다 요코는 "소프트웨어 인력 후보 중 상당수가 자동차 제조업체를 하드웨어 지향적인 회사로 강하게 인식하고, 업계에서 자신의 기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 토요타 자동차 임원이자 '토요타 짠 것'의 CEO를 지낸 제임스 커프너는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SDV 개발에서 중국과 미국 기업에 뒤처져 있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기계공학보다 컴퓨터공학을 공부하기로 선택한 학생들의 수가 다른 지역보다 적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도쿄 기반 인력 채용 업체 휴먼 레소시아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현재 일본에는 140만 명의 IT 엔지니어가 있는 반면, 미국은 450만 명, 중국은 350만 명에 달한다. 또한, 일본은 IT 엔지니어의 연평균 수입(달러 기준)에서 73개국 중 3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혼다 자동차는 지난 1월 인사 시스템 개혁을 발표했다. 관리자에 대한 연공서열 급여 폐지, 능력 기반 급여 시스템 구축, 반도체와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시장 가치에 걸맞게" 보상받을 수 있는 유연한 제도 도입, "고급 기술" 보유 직원에 대한 의무 은퇴 연령 폐지 등이 포함됐다.

비즈리치의 야마모토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입사 후보자에게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의 이점을 꾸준히 설명하고, 입사 후보자가 달성하고자 하는 것과 습득하고자 하는 기술을 이해해야 한다"며 "보상이 차별화 요소가 되겠지만, 도쿄와 같은 곳에서 근무 환경을 조성하거나 원격 근무를 허용하는 것도 인재를 유치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