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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매판매 "예상밖 부진" 트럼프 관세 충격 "뉴욕증시 비트코인 S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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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매판매 "예상밖 부진" 트럼프 관세 충격 "뉴욕증시 비트코인 S의 공포"

미국 연준 FOMC 금리인하 전면 재조정
미국 소매판매/사진=상무부 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소매판매/사진=상무부
트럼프 관세 폭탄으로 인한 고물가 속 경기침체 즉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가 공개됐다.소매판매액지수는 소비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되는 지표이다. 이 지표는 백화점, 대형마트 즉 대형할인점, 아울렛, 면세점 그리고 슈퍼마켓, 전문소매점 등에서 매월 판매금액을 조사하여 작성하는 통계이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최종수요자에게 판매된 실적을 나타내는 지표이므로 실현된 소비에 근사하다는 점에서 소비동향을 잘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국민소득의 절대액을 소비에 의존하는 미국에서 소매지수늕 경기를 가능하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 소매지수가 부진하면 연준 FOMC로서는 금리인하를 하는데 유리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문제는 물가이다. 소매판매 부진 속에 물가가 오른다면 금리인하 카드를 함부로 쓸 수 없다. 금리인하를 단행하면 인플레가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이라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함부로 금리인하를 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소매판매지수와 인플레지수는 금리인하의 여건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하다 .

통계청은 매월 실시하는 서비스업동향조사를 통하여 약 2,700개의 소매표본사업체를 조사한 것과 행정자료(관세청, 수입자동차협회, 한국석유관리원 등)를 이용하여 소매판매액지수를 작성 · 공표하고 있다. 내구재는 1년 이상 사용이 가능하고 주로 고가의 상품으로 승용차, 가전제품, 가구 등이 해당된다. 준내구재는 1년 이상 사용이 가능하나 주로 저가인 상품으로 의복, 신발, 가방, 운동 및 오락용품 등이 해당된다. 또 비내구재는 주로 1년 미만 사용되는 상품으로 음식료품, 화장품, 서적 및 문구 등이 해당된다.

미국에서 소매 판매는 미국 경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소비 지출 현황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다. 2월 소매 판매는 1월의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되었지만 시장의 예상치 기대에는 못 미쳤다. 아메리칸 항공 등 항공사들과 콜스 등 소매업체들은 소비 심리가 흔들리고 있다. 그 여파로 달러 트리 등 1달러 숍의 매출이 급격히 증가, 주가도 랠리하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미국 소비자들이 트럼프 관세 폭탄으로 수입 물가가 상승,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란 우려로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주 발표된 미시간 대학의 소비자심리지수는 3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컨설팅 회사인 리텔일넥스트는 소비자의 소매업체 재방문율이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발표되는 소매 판매는 실제 미국 소비자들이 얼마나 소비를 줄였는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지표다.

지표가 시장의 예상에 크게 미달할 경우, 실제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것이 확인돼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할 전망이다. 그 반대일 경우, 소비 둔화가 기우였다는 사실이 입증돼 최근 급락했던 증시가 급반등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는 앞서 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9% 감소했다고 14일(현지 시간) 발표했다.미국 소비자들이 연초 씀씀이를 졸라맨 것으로 집계됐다. 그 앞전인 2024년 12월 소매판매는 조정 결과 0.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한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전망치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소매판매 다우존스 전망치는 0.2% 감소였는데, 실제 감소폭은 더욱 컸다. 미국 CNBC는 "소비자들은 1월 급격히 지출을 줄였는데 이는 향후 경제성장의 잠재적인 약화를 시사한다"고 평했다. 1988년 이후 가장 낮았던 1월의 평균 기온이 소비 부진으로 이어졌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도 영향을 미쳤다.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 매출이 전월보다 2.8% 감소했고 온라인 소매판매 역시 1.9% 줄었다. 가구, 가정용품, 정원 등 품목도 판매세가 꺾였다. 중국의 올해 1∼2월 소매 판매가 작년 동기 대비 4% 늘어 예상치에 부합했다. 산업생산은 5.9% 증가하며 예상치를 웃돌았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2월 중국 소매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0% 증가했다. 소매 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 수치로 내수 경기 가늠자다. 미국의 1∼2월 소매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12월(3.7%)보다 높아진 것으로, 로이터가 전망한 4.0%와 일치했다. 산업생산은 5.9% 증가해 로이터 전망치 5.3%를 상회했다. 블룸버그도 해당 수치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중간값보다 높다고 전했다.

농촌을 뺀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에 대한 자본 투자 변화를 보여주는 1∼2월 고정자산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늘었다. 같은 기간 부동산 개발 투자는 9.8% 감소해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전체 부동산 개발 투자가 전년 대비 10.6%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감소율은 줄었다. 국가통계국은 "거시정책 효과가 지속되면서 경제가 1∼2월에도 개선추세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소비가 연초에 빠르게 증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영향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세계 금융 환경을 재편하고 있다. 미국은 위축되고 유럽은 확장되는 방향이다. 고강도 관세 드라이브 이후 침체 우려에 미국 증시와 달러는 하락하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대응해 확장 재정에 나선 유럽의 증시와 통화는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독일과 일본 등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주요국 국채 금리도 꿈틀대면서 장기적인 글로벌 자금 이동에 서막이 올랐다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역사적인 글로벌 무역전쟁, 1조 2000억 달러 규모의 유럽 재정 부양책과 함께 기술 경쟁에서 중국이 선두로 부상하면서 전 세계의 자금 흐름이 뒤바뀌고 있다”며 “미국을 떠나는 투자 자본의 잠재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독일과 유럽의 재정 확대 발표가 경제 낙관론을 키웠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일명 ‘유럽 재무장 계획’을 통해 8000억 유로(약 1229조 원) 규모의 방위비 확보 구상을 제안했다. 여기에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서도 향후 10년간 인프라 투자 등에 사용할 5000억 유로의 기금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독일 정부의 예산이 4657억 유로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과감한 결단이란 평가가 따른다. 동시에 독일은 방위비는 무제한 차입을 허용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도이체방크는 “전후 독일 역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패러다임 전환 중 하나”라며 “합의의 속도는 물론 규모에서도 독일통일 당시를 연상케 한다”며 역사적인 정책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가들은 정책 발표 후 내년 독일의 경제 성장률 전망을 기존 0.8%에서 최대 2%로 확대했다. 긴축 중심이던 유럽의 재정 기조를 뒤집은 장본인은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이 돈을 내지 않으면 나는 그들을 방어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지속적으로 방위비 증액을 압박했다. 특히 관세 때문에 유럽의 저성장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독일이 재정확대에 나선 배경이다.

금융시장에서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정책이 메가(MEGA·Make Europe Great Again)를 낳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의 압박이 오히려 유럽 금융시장에 대한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인용해 12월 유럽 지역 펀드매니저들의 유럽 시장 자금 배분은 마이너스였지만 1월 플러스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독일의 재정 확대에 독일국채(분트) 금리가 치솟으면서 일본 국채 금리까지 끌어올린 점도 글로벌 자금 향방의 변수다. 일본 10년물 국채는 이날 1.504%로 16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미국 경기 둔화 우려와 일본의 금리 인상이 맞물릴 경우 엔화를 빌려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트레이드가 축소될 가능성도 커졌다. MUFG의 통화분석가 리 하드먼은 “일본은행은 올해 초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확실히 더 강경한 태도를 취했고, 금리를 다시 인상했으며, 앞으로도 금리를 계속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BofA의 외환전략책임자인 데이비드 하우너는 “역설적이게도 모두가 미국우선주의를 말하던 올해 신흥시장, 유럽 등 다른 곳이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며 “우리는 여기서 더 큰 변화의 시작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