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달라" 프랑스 정치인 발언에 MAGA 지지자들 "와서 가져가 봐라"
백악관 "절대 불가" 단호히 거부
백악관 "절대 불가" 단호히 거부

뉴스위크는 지난 17일(현지시각) 프랑스 중도좌파 정당 '플라스 푸블리크(Place Publique)'의 라파엘 글룩스만(Raphaël Glucksmann) 유럽의회 의원이 미국에 자유의 여신상 반환을 요구해 트럼프 지지자들의 분노를 촉발했다고 보도했다.
글룩스만 의원은 지난 16일 당 대회에서 "우리는 독재자의 편에 서기로 선택한 미국인들에게, 과학적 자유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연구자들을 해고한 미국인들에게 '자유의 여신상을 돌려달라'고 말할 것"이라고 AFP 통신은 인용 보도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그것을 당신에게 선물로 주었지만, 미국은 그것을 경멸하는 것 같다.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괜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7일 "절대 그렇지 않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레빗 대변인은 "그 익명의 하급 프랑스 정치인에게 내가 해주고 싶은 충고는, 프랑스인들이 지금 독일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오로지 미국 때문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라는 것"이라며 "그래서 그들은 우리의 위대한 조국에 매우 감사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 MAGA 지지자들, 온라인에서 "와서 가져가 봐라" 반발
글룩스만 의원의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MAGA)' 지지자들 사이에서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자신을 MAGA 지지자로 소개하고 사용자명이 'TrumpsKitten'인 한 사용자는 권투 글러브를 낀 어린아이의 동영상을 공유하면서 "와서 가져가 봐라!" 라고 도전적으로 글을 올렸다. 다른 보수 성향 사용자는 "자유의 여신상을 도널드 트럼프의 동상으로 교체하라"고 제안하며 인공지능이 생성한 트럼프 동상 이미지를 공유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동상 반환 아이디어에 동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자신을 기독교인이자 애국자라고 소개한 또 다른 X 사용자는 "내가 보기에는 완전히 괜찮다. 그들이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에게 무릎을 꿇은 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썼다.
이번 논란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 사이 무역 관세, 국방비 지출,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러시아 접근법 등을 둘러싼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우크라이나의 열렬한 지지자인 글룩스만 의원은 미국이 "독재자의 편에 서기로 선택했다"고 비판했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하기로 한 결정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과 모스크바 간 초기 회담에서 우크라이나를 제외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달 백악관 집무실 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질책해 유럽 전역에 충격을 주었다.
높이 93미터(305피트)의 이 구리 동상은 공식 명칭이 '세계를 밝히는 자유(Liberty Enlightening the World)'로, 프랑스가 미국 독립혁명 당시 두 나라의 동맹을 기념하기 위해 1884년 미국에 기증했다. 이 동상은 1886년 공식적으로 공개됐으며, '1776년 7월 4일'이 새겨진 석판과 엠마 라자루스의 시 '새로운 거상(The New Colossus)'이 새겨진 청동 명판을 특징으로 한다. 이 시에는 "당신의 지치고, 불쌍하고, 자유롭게 숨쉬기를 갈망하는 무리들을, 당신의 북적이는 해안의 비참한 쓰레기를 나에게 달라"라는 유명한 구절이 포함되어 있다.
글룩스만 의원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AP통신은 프랑스가 자유의 여신상을 되찾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보도했다. 유네스코는 이 기념물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으며, 미국 정부의 재산으로 남아있다.
이번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 "첫날"에 대규모 추방을 시작하겠다고 약속한 가운데 발생했는데, 이는 역사적으로 자유의 여신상과 연관된 환영 메시지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한편, 플로리다 출신 민주당 맥스웰 프로스트 하원의원은 지난 1월 공화당의 이민 정책에 따라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동상이 "사람들에게 여기에 오라고 말하는 상징"이라며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거짓말쟁이가 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