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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세계 신뢰 상실', 중국과 무역 경쟁서 핵심 기반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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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세계 신뢰 상실', 중국과 무역 경쟁서 핵심 기반 잃어

양국 관세 145%·125%로 치솟아... FT "미국 이길 가능성 낮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과도한 미국 우선주의 민주주의 퇴행 행태가 미국의 소프트 파워를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과도한 미국 우선주의 민주주의 퇴행 행태가 미국의 소프트 파워를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 갈등을 키우고 있지만, 미국이 바라는 승리를 얻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현지 시각) '미국이 중국에 지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이 중국과 같은 크고 유능하며 결단력 있는 강대국에 맞서 세계에서 자리를 지키는 데 필요한 모든 기반을 잃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145%의 관세를, 중국은 미국에 125%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 양측은 "멕시코 교착상태"와 같은 상황에 빠졌다고 FT는 밝혔다.

FT가 국제통화기금(IMF) 무역통계(DOTS)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중국은 이미 여러 나라의 중요한 무역 상대로 자리 잡았다. 호주,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한국 등 많은 강대국은 미국보다 중국과 무역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났다.

러시아는 전체 수입의 50%가량을 중국에 기대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거의 수입하지 않는다. 칠레, 브라질, 호주, 러시아 등은 중국으로 보내는 수출 비중이 25~40%에 이른다.

"믿을 수 없는 미국, 동맹국 지지 받기 어려워"


FT는 이번 무역 갈등에서 미국의 가장 큰 약점으로 '신뢰 상실'을 꼽았다. "'거래만 따지는' 미국은 항상 더 좋은 거래만 찾는 미국"이라며 "제정신인 나라라면 특히 중국을 상대할 때 그런 상대에게 미래를 걸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캐나다와의 관계가 대표적 사례로 언급됐다. 캐나다는 트럼프 정책에 맞서 자유당을 다시 뽑았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총수출의 80%가량을 미국에 기대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

FT는 "중국은 자국민이 미국인보다 경제적 고통을 더 잘 견딘다고 믿는다"면서 "무역 갈등은 주로 수요 충격인데, 공급 감소보다 수요 축소를 채우는 게 더 쉽다"고 풀이했다.

지금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FT"법치를 복수 도구로 바꾸려는 시도, 무리한 미국 정부 구조조정과 축소, 법 무시하기, 과학 연구와 대학 독립성 공격하기, 이민자 추방" 등을 문제로 짚었다.

FT는 "트럼프가 법치와 헌법 대신 측근과 권력자만 특혜를 주는 부패한 자본주의를 추구하는 미국은 결코 중국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이익과 손해만 따지는 미국은 결국 동맹국들로부터 필요한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무역 자료를 보면 지리적 근접성이 무역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미국과, 아시아 나라들은 중국과 무역 비중이 높다. 일본과 한국은 미국(15%가량)과 중국(20%가량) 사이에서 비교적 고른 무역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FT는 "세계는 중국과 경쟁하고 협력하는 미국이 필요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미국은 어느 쪽도 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마무리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