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K-푸드 신영토’ 연 CJ제일제당…북미·유럽 거점으로 글로벌 재편

글로벌이코노믹

‘K-푸드 신영토’ 연 CJ제일제당…북미·유럽 거점으로 글로벌 재편

해외 식품 매출 5조9247억…국내 첫 추월
미국 만두 42% 1위…미·헝가리 공장 투자 확대
태국 2700개 점포·중동 공략…윤석환 “체질 개선” 선언
CJ제일제당 사옥. 사진=CJ제일제당이미지 확대보기
CJ제일제당 사옥.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식품사업의 무게중심이 바뀌었다. 내수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해외 중심으로 체질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은 2025년 해외 식품 매출이 5조924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국내 식품 매출은 5조5974억원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를 처음 추월했다. 전체 식품 매출 11조5221억원 가운데 해외 비중은 약 51%로 절반을 넘어섰다. 다만 국내 식품은 소비 부진과 원가 상승 부담이 이어졌고, 바이오 부문은 스페셜티 아미노산 업황 부진 영향으로 수익성 회복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다.

실적 발표 직후에는 내부 기류도 바뀌었다. 윤석환 CJ제일제당 대표는 10일 임직원에게 보낸 CEO 메시지에서 “낭떠러지 끝에 서 있는 절박한 위기 상황”이라며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파괴적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4년간 이어진 성장 정체 끝에 지난해 순이익 적자를 기록한 점을 ‘일회성 악재’가 아닌 ‘생존의 경고’로 규정하고, 전면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승산 있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선택과 집중’ 기조를 내세우며, K-푸드 해외 확장을 위한 글로벌전략제품(GSP) 등 성장 사업에는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해외 성장의 핵심은 북미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를 축으로 가공밥(P-Rice)·김치·김·누들을 글로벌전략제품(GSP)으로 제시하며 해외 식품 매출 확대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미국 B2C 만두 시장에서는 비비고가 42%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성장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해외에서 유통을 키운 뒤, 현지에 생산 거점을 세우고 있다. 미국에서는 자회사 슈완스(Schwan’s)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Sioux Falls)에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 착공에 돌입했다. 이 공장은 축구장 80개 규모(57만5000㎡) 부지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되며 초기 투자액만 약 7000억원에 이른다.

완공 시 찐만두·에그롤 생산라인과 폐수처리 시설, 물류센터 등을 갖춘 북미 최대 규모 아시안 식품 제조시설로, 미국 중부 생산거점 역할을 맡게 된다.

유럽에서도 생산 거점 구축이 진행 중이다. CJ제일제당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2026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유럽 27개국에서 비비고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유럽 식품 매출은 2024년 처음으로 연간 1000억원을 돌파한 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세아니아에서는 판매 채널이 넓어졌다. CJ제일제당은 호주 주요 대형마트인 울워스와 콜스, IGA 등으로 유통망을 확대하며 메인스트림 채널에서 접점을 늘리고 있다. 한인·아시안 마트 중심 판매에서 현지 대형 유통 채널로 확장한 흐름으로, 해외 사업의 성격 변화가 뚜렷해졌다.

동남아와 중동 등 신시장 공략도 진행 중이다. CJ제일제당은 태국 최대 유통사 CP엑스트라와 협업해 마크로(Makro)·로터스(Lotus’s) 등 태국 내 2700개 이상 점포 유통망을 확보하고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중동은 UAE와 사우디를 핵심 거점으로 설정하고, 할랄 인증을 받은 김스낵과 볶음면을 앞세워 판로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윤 대표가 전사적인 체질 개선을 선언한 만큼, 향후 사업 재편의 속도와 그에 따른 실적 반등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