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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터, 최적화 난제 해결 능력 슈퍼컴퓨터 압도... '양자 우위' 현실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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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터, 최적화 난제 해결 능력 슈퍼컴퓨터 압도... '양자 우위' 현실 성큼

USC 연구팀, 양자 어닐링 활용 기존 최고 성능 알고리즘보다 빠른 속도로 근사 최적해 도출
오류 억제 기술 적용된 디웨이브 양자 컴퓨터 활용, 실제 문제 유사 환경에서 '양자 우위' 증명
정확도 대신 '근사 최적화' 집중...금융·물류 등 다양한 산업 분야 난제 해결 가능성 확대
"양자 하드웨어-오류 억제 기술 발전 시 '양자 이점' 증폭...상용화 기대감 고조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연구팀이 양자 컴퓨터, 난제 최적화에서 슈퍼컴퓨터를 압도하는 성능 입증했다고 미라지 등 복수의 외신이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진=이미지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연구팀이 양자 컴퓨터, 난제 최적화에서 슈퍼컴퓨터를 압도하는 성능 입증했다고 미라지 등 복수의 외신이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진=이미지크리에이터
꿈의 기술로 불리는 양자 컴퓨터가 특정 최적화 문제 해결에 있어 기존 슈퍼컴퓨터를 뛰어넘는 성능을 발휘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학계와 산업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30일(현지시각) 미라지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양자 컴퓨팅의 특별한 형태인 '양자 어닐링'이 복잡한 최적화 문제에서 기존 최고 성능의 고전적 알고리즘보다 우월한 성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양자 컴퓨터가 특정 문제 해결 능력에서 기존 컴퓨터를 능가하는 '양자 우위(Quantum Advantage)'를 실제 환경과 유사하게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양자 어닐링 방식이 문제의 최적 해 또는 최적에 가까운 해를 찾는 과정에서 기존 최고의 고전 알고리즘보다 훨씬 빠른 속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의 주 저자인 USC 비터비 공과대학 및 USC 도른사이프 문리과대학의 대니얼 라이더(Daniel Lidar) 전기·컴퓨터 공학, 화학, 물리 및 천문학 교수는 "양자 어닐링의 작동 방식은 양자 시스템에서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를 찾는 것과 유사하며, 이는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한 최적 또는 최적에 가까운 해답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정확도 대신 '근사 최적화'에 집중... 현실 세계 문제 해결 가능성↑


그동안 과학자들은 양자 어닐링을 활용하여 문제의 크기가 커질수록 양자 컴퓨터의 성능 이점이 더욱 두드러지는 '양자 스케일링 이점'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양자 어닐링이 최적화 문제 해결에 있어 계산적인 이점을 제공할 것이라는 이론은 오랫동안 제시되어 왔지만, 기존 방식 대비 확장성 측면에서 뚜렷한 우위를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를 찾기는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엄밀한 최적 해를 찾는 대신, 최적 값의 특정 비율(≥1%) 이내의 근사 해를 찾는 데 연구의 초점을 맞췄다. 라이더 교수는 "많은 현실 세계의 문제들은 정확한 해답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예를 들어 뮤추얼 펀드에 투자할 주식을 결정할 때, 모든 다른 포트폴리오를 능가하는 것보다 주요 시장 지수보다 나은 성과를 내는 것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양자 컴퓨터의 실질적인 활용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디웨이브 양자 어닐러 활용, 오류 억제 기술로 성능 극대화


연구진은 알고리즘적 양자 스케일링 이점을 입증하기 위해 USC 정보과학연구소에 설치된 특수 양자 컴퓨팅 장치인 디웨이브 어드밴티지(D-Wave Advantage) 양자 어닐링 프로세서를 사용했다. 현재 존재하는 모든 양자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양자 어닐링에서도 외부 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잡음'은 양자 이점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웨이브 프로세서에 '양자 어닐링 보정(Quantum Annealing Correction, QAC)'이라는 독자적인 기술을 적용하여 1,300개 이상의 오류 억제 논리 큐비트를 생성했다. 이러한 오류 억제 기술은 유사한 문제에 대해 현재 가장 효율적인 고전 알고리즘으로 알려진 '등에너지 클러스터 이동을 이용한 병렬 템퍼링(Parallel Tempering with Isoenergetic Cluster Moves, PT-ICM)'보다 우위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엡실론까지의 시간' 측정... 고정밀 상호작용 2차원 스핀-글라스 문제 집중


연구팀은 다양한 연구 방법을 활용해 양자 우위를 입증했으며, 특히 고정밀 상호작용을 갖는 2차원 스핀-글라스(spin-glass)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라이더 교수는 "스핀-글라스 문제는 무질서한 자기 시스템의 통계 물리학 모델에서 비롯된 복잡한 최적화 문제의 한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정확한 해를 찾는 대신, 각 접근 방식이 최적 해의 특정 비율 이내의 해를 얼마나 빨리 찾을 수 있는지 측정하는 '엡실론까지의 시간(Time-to-epsilon:최적화 알고리즘의 성능을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지표)' 성능을 벤치마킹했다.

연구 결과, 양자 어닐링을 활용한 방식이 기존 최고의 고전 알고리즘보다 훨씬 빠른 시간 내에 최적에 가까운 해를 찾아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양자 컴퓨터가 특정 유형의 최적화 문제 해결에 있어 슈퍼컴퓨터 이상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강력한 증거로 해석된다.

향후 연구 확장 및 실제 응용 기대... 양자 컴퓨팅 상용화 '청신호'


연구진은 앞으로 연구 결과를 더욱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문제로 확장하고, 실제 최적화 문제에서의 응용 분야를 탐색할 계획이다. 라이더 교수는 "양자 하드웨어와 오류 억제 기술이 더욱 발전한다면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양자 이점은 더욱 증폭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정확한 해가 아니더라도 최적에 가까운 해만으로 충분한 다양한 최적화 작업에서 양자 알고리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USC 연구팀의 성과는 양자 컴퓨팅 기술이 이론적 단계를 넘어 실제 문제 해결에 유의미한 기여를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오류 억제 기술의 발전과 함께 양자 어닐링 방식이 다양한 산업 분야의 최적화 난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양자 컴퓨터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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