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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자율주행, AI '뇌' 장착하고 내년 상용화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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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자율주행, AI '뇌' 장착하고 내년 상용화 시동

AI·로보틱스 전문가 로라 메이저, 모셔널 신임 CEO 선임
완성차 넘어 유상 운송 진출…"로보택시가 산업 전환 시험대"
"기술 주도권은 불확실"…UAM 등 미래 모빌리티 확장 기반 주목
로라 메이저 모셔널 신임 CEO.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로라 메이저 모셔널 신임 CEO.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본격 시동을 건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전략은 미국 앱티브와 공동 설립한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Motional)을 중심으로 AI 기술을 정면에 세운 것이 특징이다. 모셔널은 최근 AI·로보틱스 전문가인 로라 메이저를 신임 사장 겸 CEO로 선임했다. 내년 자율주행 상용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AI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로라 메이저는 NASA, 다르파(DARPA), 레이시온 등에서 자율 시스템과 AI 개발을 주도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이는 현대차가 기술 중심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기술 주도권 확보는 불확실하지만, 제조기업에서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늠할 분기점이라고 진단했다.

19일 글로벌이코노믹이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단순한 완성차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려는 전략의 핵심에 자율주행 기술과 인공지능(AI)이 자리 잡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전략뿐 아니라 미래차 주도권 확보 여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모셔널의 상용 서비스 성패는 현대차가 단순 차량 판매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를 시험하는 중대 분기점"이라고 평가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과 교수는 "지금 자율주행을 하는 회사 중 제조사 기반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라며 "GM 산하 크루즈(Cruise)도 중단된 상황에서, 현대차는 자율주행 로보택시에 필요한 이동 수단을 직접 만들어 운송사업에 진출하려는 전략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내가(현대차가) 만든 제조물을 판매해서 수익을 냈지만, 이제는 내가 만든 제조물을 내가 직접 소모시키는 유상 운송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이라며 "이건 인간이 운전하는 운송이 아니라, 로봇이 운전하는 자율주행 유상 운송 영역이며, 현대차는 그 시장의 초석을 닦으려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로보택시 상용화가 성공할 경우, 향후 드론, 도심항공교통(UAM) 등 스마트 모빌리티로의 확장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 교수는 "로봇택시 사업에서 유상 운송 수익을 낼 수 있다면, 드론 등 다른 스마트 모빌리티 영역으로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는 산업 전반을 바꾸는 ‘바로미터’보다는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의 초석을 다지는 전략적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술력 차이에 대한 우려도 있다. 류성민 경기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율주행차나 AI 기술은 우리가 전통적으로 선도적 기술 우위를 확보해온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산업 주도권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류 교수는 "현대차가 기업 인수 등 빠르게 대응하고 있지만, 전 세계 자율주행 기술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번 상용화는 산업 주도권 확보보다도, 우리 산업 구조를 빠르게 미래형으로 개편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