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CEO 사임 계획 발표 뒤 주가 10% 넘게 하락...실망 매물에 실적 부진도 겹쳐

19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지난달 3일 버핏 회장이 올해 말 CEO 자리에서 물러날 계획을 발표한 뒤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는 10% 넘게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대비 약 15%포인트 뒤처진 성과다.
데이비드 캐스 메릴랜드대 재무학 교수이자 버크셔의 장기 주주는 “버핏이 실제로 CEO에서 물러나는 것은 12월 31일인데도 주가가 이처럼 크게 부진한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몇 주 안에 버크셔 주가의 상대적 하락 폭이 20%에 이를 수도 있다”면서 “최근 주가 흐름에 실망한 일부 주주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버크셔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4% 감소한 96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보험과 철도 등 자회사들의 실적이 부진했던 영향을 받았다.
아거스 리서치의 버크셔 애널리스트 케빈 힐은 “버핏의 은퇴 발표 직후 며칠 간의 주가 하락은 분명히 버핏 프리미엄과 관련이 있었다”면서도 “초기 주가 급락은 알고리즘 기반 매매의 영향이 컸고, 이후의 하락은 상장 및 비상장 자산의 내재가치 하락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케이프 브루예트 &우즈(KBW)의 애널리스트 마이어 쉴즈는 “현재 주가에는 여전히 5~10% 수준의 버핏 프리미엄이 반영돼 있다고 본다”면서 그가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는 점이 일부 투자자들의 신뢰를 유지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메릴랜드대 캐스 교수는 “올해 말 버핏이 완전히 물러나면 주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는 5월 2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시가총액은 1조 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앞서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 CEO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노화로 인한 신체적 변화”를 체감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앞으로도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하되, 후임 CEO인 그레그 아벨이 자신이 정립해 온 버크셔의 기업 문화를 훌륭히 계승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