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국가기금, 벌써 1억 달러 아낀 성과 올려

파이낸셜타임스(FT) 1일 보도를 보면, 세계에서 가장 큰 국가기금인 노르웨이 석유 기금은 해마다 20억 달러(약 2조 8000억 원)에 이르는 거래 비용 가운데 4억 달러(약 5700억 원)를 AI로 아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벌써 1억 달러(약 1400억 원)에 가까운 비용을 아꼈다.
니콜라이 탕겐 노르웨이 석유기금 최고경영자(CEO)는 FT와 나눈 대화에서 "우리는 사고 파는 것을 예측할 수 있는 AI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며 "해마다 4억 달러의 거래비용을 아끼는 것이 목표인데, 이는 엄청난 숫자"라고 말했다.
탕겐 CEO는 "가끔 우리는 지수 오르내림 때문에 월요일에 회사를 사고 금요일에 판다. 이제는 이런 일을 훨씬 더 잘 예측하고 이런 흐름을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세계에서 가장 큰 주식 투자자, AI로 거래 능률 높여
노르웨이 석유 기금은 세계에서 가장 큰 주식 투자자 중 하나로, 전 세계 모든 상장 기업의 평균 1.5%를 갖고 있으며 해마다 4600만 건 넘게 거래한다. 이 기금은 거래 흐름을 AI로 분석해 필요 없는 거래를 줄이고, 거래 때와 크기를 알맞게 맞춤으로써 거래 비용과 살 때와 팔 때 가격 차이를 모두 아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컨설팅 회사 머서(Mercer)가 한 설문조사를 보면, 답한 투자 관리자 10명 중 9명이 이미 AI를 쓰고 있거나 쓸 계획이라고 했으며, 이 중 3분의 2는 거래 비용을 줄이는 것을 주된 까닭으로 꼽았다. 금융 쪽에서는 큰 투자자들이 거래 비용을 눈에 띄게 아낄 경우, 중간에서 돕는 월가 은행과 거래 회사들의 벌이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전에 헤지펀드 관리자였다가 최근 CEO로 두 번째 5년 기간을 시작한 탕겐은 이 기금이 2년 전에 AI 거래 계획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 조직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많고, 그 숫자가 너무 커서 작은 개선도 큰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탕겐 CEO는 조직에서 AI를 온전히 써내기 위해서는 "항상 AI를 얘기하고 실제로 조직을 바로 살피는 최고위층의 앞장섬과 함께, 뽑는 모든 사람이 IT 지식이 뛰어나고 프로그램을 짤 줄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월가의 일부 회사들은 오래전부터 AI를 적극 써왔으나, 큰 기관 투자자들은 이런 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다. 금융업계에서는 그간 많은 AI 프로젝트가 구체적이고 잴 수 있는 개선을 목표로 삼지 못했지만, 최근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실제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