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와 덴마크에서 지난달 테슬라 차량 판매량은 두 자릿수 이상의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산 전기차의 약진과 머스크의 정치적 견해에 대한 반발이 테슬라의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판매 감소 폭도 갈수록 확대되는 양상이다.
프랑스 자동차산업연합(PFA)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의 프랑스 내 4월 차량 판매량은 863대로 전년 동기 대비 59.4% 급감했다. 이는 지난 3월 기록한 –36%보다 감소 폭이 더 커진 것으로 4개월 연속 판매량이 줄었다.
덴마크에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덴마크 자동차 등록 기관 모빌리티 덴마크(Mobility Denmark)에 따르면, 테슬라는 4월 한 달간 180대의 신차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67.2% 감소했다. 이는 3월 기록한 65.6% 감소에 이어 두 달 연속 큰 폭의 하락이다.
로이터는 테슬라의 이 같은 판매 부진이 "유럽 소비자들이 중국산 전기차로 눈을 돌리는 가운데,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과 행보로 테슬라에 대한 불매 움직임이 겹친 결과"라고 해석했다.
PFA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해 프랑스 내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3.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시장 판매량이 7.3%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테슬라의 하락 폭이 훨씬 두드러진다.
경쟁사들이 신형 전기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하는 가운데, 테슬라는 노후한 소수 모델에 의존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지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다. 게다가 중국 업체들이 더 저렴한 가격의 모델로 시장을 공략하면서 테슬라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머스크 CEO가 유럽에서 극우 정치 성향을 드러낸 이후, 그에 대한 반발이 소비자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과 미국 전역에서 테슬라 매장과 충전소에 대한 반대 시위와 기물 훼손 사례가 잇따르는 등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탈리아, 스웨덴, 노르웨이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2일 4월 자동차 판매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테슬라의 유럽 내 판매 부진이 2분기에도 이어질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월 테슬라의 유럽 내 차량 판매는 전년 대비 28.2% 감소한 바 있다. 1분기 전체 기준으로도 자동차 부문 매출이 20% 급감했고, 순이익은 71%나 떨어지며 월가의 기대치를 모두 밑돌았다.
회사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머스크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연계를 줄이고, 테슬라 경영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국 정부의 비효율적인 지출을 줄이기 위한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을 맡아 왔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의 후임을 찾기 위해 외부 인사추천 업체들과 접촉 중이라고 보도하며 주목받았다.
다만, 로빈 덴홈 테슬라 이사회 의장은 이를 부인하면서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