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16e 판매 호조....1000억 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승인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3월29일로 마감된 분기에 매출 953억60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 1.65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매출 946억8000만 달러, EPS 1.63달러를 웃돈 수치다.
핵심 사업인 아이폰 매출도 468억4000만 달러로 월가 전망치였던 461억7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로이터는 아이폰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관세 부과 가능성이 제기되자 소비자들이 미리 제품을 앞당겨 구매하면서 애플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게 유지된 점도 아이폰 판매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
다만 또 다른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서비스 부분 실적은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분기 서비스 부문 매출은 266억5000만 달러로 예상치인 267억 달러에 다소 못 미쳤다.
이날 정규 거래에서 0.25% 상승 마감한 애플 주가는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2% 넘게 하락 반전했다.
관세 위험과 생산 전략 변화에 대한 우려도 여전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까지 전자제품에 대한 관세는 유예하고 있지만, 향후 몇 주 내에 일부 품목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시사해 주목받고 있다.
전체 제품의 약 90%를 중국에서 생산하는 애플의 주가는 올해 들어 약 15% 하락하며 시가총액 6000억 달러가 증발한 상태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전일 긍정적인 실적 전망을 내놓으며 시가총액이 3조2000억 달러를 돌파해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시총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애플은 아이폰 생산 거점을 인도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관세 영향을 완화할 계획으로 알려진 가운에 시장은 뉴욕 시각으로 이날 오후 5시(한국 시각 2일 오전 6시)부터 예정된 애널리스트들과의 콘퍼런스 콜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급변하는 관세 정책 속에서 애플이 어떤 전략을 취할지에 대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첫 공개 발언에 촉각이 세워지고 있다.
월가는 애플의 2분기(회계연도 3분기) 가이던스(실적 전망치)로 EPS 1.48달러, 매출 894.5억 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로이터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애플이 공급망 전반에 걸쳐 관세 부담을 일부 분산시키고, 소비자 가격 인상은 최소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시리(Siri) 음성비서 등 핵심 인공지능(AI) 기능 출시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쿡 CEO는 로이터에 "회계연도 2분기 초와 말의 아이폰 재고 수준이 유사했다"면서 "해당 기간에 재고가 크게 쌓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가형 모델인 아이폰16e의 판매 호조가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아이폰 16e는 판매가격이 599달러로 책정된 애플의 가장 저렴한 모델로 자체 설계 모뎀 칩이 처음으로 탑재돼 있다. 아이폰16e는 가격은 낮지만, 애플의 최신 AI 기능을 모두 구동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프로세서를 장착하고 있다.
쿡 CEO는 "아이폰의 활성 설치 기반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이는 모든 지역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또한 이사회가 최대 10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승인된 1100억 달러보다는 줄어든 수치다. 애플은 주당 배당금은 26센트로 4%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쿡 CEO는 "앞으로도 매년 배당금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애플의 중화권(중국 본토, 대만, 홍콩 포함) 매출은 160억 달러로 블룸버그가 추산한 시장 예상치인 168억3000만 달러와 전년 동기 실적에 못 미쳤다. 쿡 CEO는 “중국 내 판매는 분기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중화권 매출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