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2000만 달러 투입, 2027년 12월 완공 목표
11만 5000석 규모, 북한 능라도 경기장 넘어 세계 1위 등극 예정
11만 5000석 규모, 북한 능라도 경기장 넘어 세계 1위 등극 예정

이번 본공사 입찰은 3560만 달러(약 511억 7500만 원) 규모의 1단계 기초 토목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듦에 따라 시작됐다. 2단계 공사 범위는 석조, 방수, 금속 골조, 마감재, 반자, 목공, 도장 등의 주요 구조물 공사이다. 사업 관리는 국립 스포츠 시설 건설 및 관리 공사(SONARGES)를 대신해 국립 공공시설청(ANEP)이 맡는다.
공사 기간은 계약 승인 뒤 30일 안에 나올 용역 개시 통지서 시점부터 30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푸지 레크자 모로코 왕립 축구 연맹(FRMF) 회장은 앞서 모로코가 스페인, 포르투갈과 함께 여는 2030 월드컵 준비를 위해 2027년 12월 완공을 목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주된 목표는 월드컵 결승전을 치르는 것이다.
◇ 모로코 전통 담은 설계…100헥타르 복합단지로 조성
경기장 설계는 세계 유명 설계 회사 파퓰러스(Populous)와 모로코 건축사무소 우알랄루 + 최(Oualalou + Choi)가 함께 맡았다. 디자인은 모로코 전통 문화 축제 '무셈'(moussem)의 텐트 모양을 본떴다. 인상적인 알루미늄 격자 구조의 반투명 덮개가 돋보인다. 파퓰러스 프랑스 지사 프랑수아 클레망 대표는 "관중석이 경기장에 가까운 영국식 경기장으로 설계했다. 11만 5000 관중이 모여 열광적인 분위기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클레망 대표는 "모로코 인기 축구팀인 라자(Raja)와 위다드(Wydad)를 위한 특별 팬 구역 두 곳은 우리가 2019년 완공한 토트넘 경기장보다 더 인상 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장은 카사블랑카 북동쪽 38km 떨어진 엘 만수리아의 베니 아메르 숲 지역에 세운다. 전체 100헥타르 터에는 주 경기장 말고도 훈련장, 호텔, 회의 시설, 육상 경기장, 실내 경기장, 체육관, 수영장, 쇼핑센터 2곳, 차 1만 463대를 댈 수 있는 주차장 4곳을 갖춘 복합 단지로 꾸밀 예정이다.
◇ 100년 수명 보장 요구…해외 업체 실적 증명 필수
터의 기후와 지질 조건을 고려해 모로코 표준 NM 10.1.008을 따르는 고품질 콘크리트를 사용해야 한다. 공사를 맡는 업체는 구조물의 100년 수명을 보장하고, 노출 등급에 따라 시멘트 배합을 조절하며, 현장에서 기계로 콘크리트를 만들 능력을 갖춰야 한다.
입찰에는 모로코 안팎의 기업 모두 참여할 수 있지만, 외국 기업은 지난 10년 동안 적어도 4만석 넘는 경기장 1곳과 6억 달러(약 8625억 원)이 넘는 규모의 주요 사업(공항 터미널, 관광 단지, 병원, 고층 건물 등) 1건의 시공 실적을 내야 한다.
11만 5000석 규모의 하산 2세 경기장이 완공되면,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북한 능라도 5월 1일 경기장(11만 4000석)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경기장은 축구 말고도 공연, 문화 행사 같은 여러 목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며, 아프리카 대륙 첫 올림픽 개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건설 자금은 모로코 정부와 예금관리기금(CDG)이 2023년 10월 20일 맺은 협력 계약으로 마련했으며, 이 계약에는 기존 축구 경기장 6곳의 개선 사업비도 들어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