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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업계, 해외 관세 장벽 넘어 현지 생산 전환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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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업계, 해외 관세 장벽 넘어 현지 생산 전환 가속화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부상한 중국, 일본식 해외 생산 모델로 진화
BYD·지리·체리 등 주요 업체들, 터키·태국·인도네시아 등에 공장 확대
2024년 11월 방콕에서 열리는 태국 국제 자동차 엑스포의 만리장성 모터 스탠드. 태국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핵심 생산 허브가 되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11월 방콕에서 열리는 태국 국제 자동차 엑스포의 만리장성 모터 스탠드. 태국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핵심 생산 허브가 되었다. 사진=로이터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관세 장벽에 직면하면서 수출 중심에서 현지 생산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2023년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일본 자동차 업계가 40년 전 겪었던 기로에 서 있다.

튀르키예는 지난해 6월 중국산 신차에 4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한 달 후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는 튀르키예에 10억 달러 규모의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 전략으로 BYD는 임시로 관세를 면제받았을 뿐 아니라, 튀르키예와 EU의 관세 동맹을 통해 향후 생산될 차량의 유럽 시장 무관세 진출 기회까지 확보했다.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2020년부터 급증해 2023년 640만 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EU, 러시아, 튀르키예 등 주요 시장에서 관세 장벽이 높아지면서 해외 생산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로듐 그룹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현재 연간 약 170만 대 생산 규모의 해외 공장을 운영 중이며, 이를 두 배로 늘릴 수 있는 추가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BYD는 최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 3,200만 달러 규모의 전기차 조립 공장을 착공했으며, 태국과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헝가리,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으로 생산 기지를 확대하고 있다.

볼보에서 프로톤에 이르는 브랜드를 보유한 지리홀딩그룹은 이집트에 중동 및 아프리카 최초의 조립 공장을 열었으며, 다른 중국 업체들도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지로 진출하고 있다.

국영 SAIC 모터는 최근 '글로벌 전략 3.0'을 발표하며 동남아시아, 이집트, 모로코, 남아프리카 등에 현지 생산 허브 구축 계획을 공개했다. SAIC의 자 지안쉬 사장은 "현지화를 달성하는 것만이 글로벌 투자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해외 진출은 국내 시장 포화와 해외 시장의 높은 수익성, 그리고 무역장벽 회피라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그러나 최근 EU의 45.3% 전기차 관세 부과, 러시아의 수입 제한, 미국의 대중국 압박 등으로 해외 판매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로듐 그룹의 분석가들은 2027년까지 전 세계 자동차 수요의 25~50%를 차지하는 시장이 중국 자동차에 사실상 폐쇄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캐나다, 인도가 주요 폐쇄 시장이며, 일본, 한국, 이스라엘도 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무역장벽이 결국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해외 생산 확대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하이 소재 컨설팅 회사 오토모빌리티의 CEO 빌 루소는 "관세가 중국 자동차 제조사의 세계화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해외 역량 구축 투자 결정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해외 시장을 위해 국내(440만 대)보다 해외(1,750만 대)에서 훨씬 많은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도 이와 유사한 패턴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승용차협회의 추이 동슈 사무총장은 2025년 자동차 수출이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약 7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EU의 전기차 관세를 피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 수출은 7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중국 업체들의 현지 생산 방식은 대부분 부품 패키지를 '녹다운' 방식으로 조립하는 형태로, 중국산 부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체리자동차는 IPO 투자설명서에서 "넉다운 모델을 통해 새로운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강력한 시장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