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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맞은 중국-EU 관계, 트럼프發 격랑 속 '공통점'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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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맞은 중국-EU 관계, 트럼프發 격랑 속 '공통점' 찾을까?

시진핑 브뤼셀 방문 거부 속 50주년 '조용한' 기념… 미·중 갈등 속 '타협' 모색
무역 불균형·이념 차이 여전한 '귀머거리 대화'… 녹색 전환 협력 통해 '돌파구'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작품이 지난 2월 크림반도 얄타의 한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이 지도자들은 모든 면에서 EU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작품이 지난 2월 크림반도 얄타의 한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이 지도자들은 모든 면에서 EU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과 유럽연합(EU)의 외교관계 수립이 5월 6일로 5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양측은 복잡한 세계정세 속에서 새로운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브뤼셀 방문을 거부하면서 기념행사는 조용히 진행될 예정이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인한 국제 질서의 변화는 중국과 EU에 새로운 관계 설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EU 관계는 전기차 관세 분쟁,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입장 차이, 안보 우려 등으로 경색되어 왔다. EU는 지난해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37.6%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으며,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 조사를 하며 긴장이 고조되었다. 또한, EU는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한다는 점과 유럽 내 스파이 활동 의혹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왔다.

전문가들은 EU 지도자들이 시진핑 주석을 신뢰하지 않지만, 일부는 트럼프보다는 시진핑이 더 예측 가능한 지도자라고 평가한다. 로듐 그룹의 노아 바킨은 "시진핑은 트럼프보다 더 예측 가능한 인물이지만, 그렇다고 유럽을 위한 더 쉬운 대화 상대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중국-EU 관계의 가장 큰 걸림돌은 지난해 3,040억 유로(3,440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적자다. EU 지도자들은 중국이 자국 산업과 공공 입찰에 대한 통제를 완화하여 유럽 기업들에 중국 기업이 EU에서 누리는 것과 동등한 시장 접근성을 부여하기를 원한다.
IFRI의 마크 줄리엔은 "우리는 중국에서 우리가 원하는 부문에 투자하지 못하지만, 중국은 유럽에서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투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불균형은 양측 관계 개선의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녹색 전환과 전기차 개발 분야에서 중국과 EU의 협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중국은 재생 에너지, 전기차 및 배터리 개발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로, 갈릴리 에셋 매니지먼트의 데미안 레다는 "녹색 전환에 대한 더 긴밀한 협력은 화해의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인민대학교의 디 둥셩 부학장은 중국과 EU가 "오늘날의 글로벌 혼란 속에서 안정시키는 힘"이 될 수 있으며, "유럽은 포용적 세계화 촉진, 평등하고 질서 있는 다극 세계 건설, 기후 변화 해결 등에 있어 중국의 핵심 전략적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인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중국과 EU에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당면한 이데올로기적, 경제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동의 이익을 위한 실용적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