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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마가식 네오콘’으로 트럼프 외교 재설계…마두로 체포·‘트럼프 독트린’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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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마가식 네오콘’으로 트럼프 외교 재설계…마두로 체포·‘트럼프 독트린’ 부상

국무·안보 보좌관 겸직하며 외교 권력 집중…미국 우선주의와 군사 과시 결합
성공 땐 대권 행보, 실패 땐 퇴장…“권력은 군주에게” 마키아벨리의 경고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025년 3월10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로 향하는 군용기 안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025년 3월10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로 향하는 군용기 안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안보 책사인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과거 공화당의 강경 대외 노선인 ‘신보수주의(네오콘)’를 결합한 새로운 외교 지평을 열고 있다. 루비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칙적인 거래형 외교 본능을 체계적인 전략으로 변환하며 행정부 내 막강한 실세로 급부상했다. 특히 지난 1월의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은 루비오가 설계한 ‘마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의 약칭)식 네오콘’ 외교의 실질적인 첫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의 글로벌 경제 뉴스 매체인 블룸버그가 지난 2월 13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현재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 업무를 사실상 겸직하며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이후 유례없는 수준으로 외교 권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트럼프 1기 시절 참모들이 대통령의 본능을 통제하려다 실패했던 전례를 반면교사 삼아, 대통령의 의중을 충실히 집행하면서도 이를 전략적 독트린으로 고도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가 단순한 고립주의를 넘어 미국 근해인 서반구에서의 군사적 패권을 강화하는 이른바 ‘트럼프식 먼로주의’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서반구 중심의 ‘트럼프 독트린’과 마두로 체포의 함의


지난해 12월 발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은 루비오의 영향력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지점이다. 이 전략은 카리브해와 동태평양 지역의 마약 카르텔을 소탕하기 위한 군사 작전을 정당화하고, 미국의 앞마당에서 적대 세력을 축출하는 데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단행된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는 루비오가 오랫동안 견지해온 ‘라틴아메리카 내 공산 독재 정권 타도’라는 신념과 트럼프의 ‘강한 지도자’ 이미지가 결합한 결과물이다. 이는 미국이 더 이상 해외 민주주의 전파라는 명분에 매몰되지 않으면서도, 자국 안보에 직결된 지역에서는 압도적인 무력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실용주의로 위장한 네오콘의 화려한 부활


루비오 장관은 과거 상원의원 시절 자신이 옹호했던 민주주의 가치나 인권 보호, 원조 기구들을 과감히 해체하거나 축소하면서 트럼프의 신뢰를 얻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을 ‘깡패’라고 비난하던 과거를 뒤로하고 현재는 대통령의 러시아 밀착 행보를 외교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루비오가 트럼프 체제 내에서 생존하기 위해 선택한 ‘변화된 네오콘’의 모습으로 분석한다. 그는 미국의 군사적 우위는 유지하되, 동맹국들에게는 철저히 비용을 청구하고 거래 관계를 명확히 하는 트럼프식 규칙을 외교 현장에 이식하고 있다.

권력의 속성과 마키아벨리적 경고의 현실화


하지만 루비오의 이 같은 독주는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일인 지배’ 구조와 충돌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16세기 르네상스시대 이태리 정치철학자 마키아벨리는 권력이란 결코 나눌 수 없는 군주 고유의 성역임을 역설하며, 그 권력을 대리 수행하려는 신하의 운명은 결국 단명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1기 당시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대통령의 협상 본능에 제동을 걸다 축출되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루비오 역시 현재는 대통령의 가장 신임받는 조언자이지만, 그의 정책이 대통령의 개인적인 거래 성과보다 두드러지거나 갈등을 빚을 경우 언제든 외부로 밀려날 수 있다는 위험을 안고 있다.

독자적 대권 행보와 실패 시의 퇴장 시나리오


루비오 장관의 미래는 이번 베네수엘라 작전의 후속 성과와 중동 및 이란 정책의 성패에 달려 있다. 만약 베네수엘라의 안정이 유지되고 트럼프 행정부의 성과로 완결된다면, 루비오는 이를 발판 삼아 2027년경 조기 사퇴 후 차기 대권을 향한 독자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작전이 실패하거나 이란 등 다른 전선에서 장기적인 수렁에 빠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책임을 루비오에게 돌리고 그를 제거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마가식 네오콘’ 실험은 루비오 개인에게는 대권으로 가는 지름길 혹은 정치적 생명의 종말이라는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