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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美 금리 동결·美-中 무역 긴장 속 하락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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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美 금리 동결·美-中 무역 긴장 속 하락세 지속

지난 2023년 1월 4일(현지시각) 중국 저장성 저우산 외딴섬 와이다오 인근 석유 터미널에 정박한 원유 운반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3년 1월 4일(현지시각) 중국 저장성 저우산 외딴섬 와이다오 인근 석유 터미널에 정박한 원유 운반선. 사진=로이터
국제 유가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동결 결정과 미국과 중국간 무역 갈등 장기화 우려 속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8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8.07달러(약 8만1200원)로 지난 6일 대비 1.7% 하락했고 브렌트유도 1.66% 내린 61.12달러(약 8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서는 금리 조정에 나설 시급한 이유가 없다"며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이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 재개를 앞두고도 기존의 고율 관세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실질적인 양보를 하기 전까지는 관세를 선제적으로 낮추지 않겠다"고 밝혀 협상 전망에 불확실성을 더했다.
이러한 발언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며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와 에너지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 로버트 야우거 미즈호증권 에너지 선물 부문 이사는 "스위스에서 예정된 미중 무역 협상이 수요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공급 측면에서도 유가 하락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는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미국 정부는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중단하고 이란과의 핵 합의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며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을 완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업체들은 생산 감소를 예고하고 있다. 다이아몬드백 에너지는 유가 하락으로 인해 미국 셰일오일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도 최근 두 달 연속으로 올해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한편, 미국의 휘발유 재고는 예상과 달리 증가했다. EIA에 따르면 지난주 현재 미국의 휘발유 재고는 2억3400만 배럴로 전주 대비 200만 배럴 증가했다. 이는 여름철 운전 시즌을 앞두고 수요가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처럼 수요 둔화 우려와 공급 증가 전망이 겹치면서 국제 유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협상의 진전 여부와 연준의 금리 정책이 향후 유가 흐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