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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인도-파키스탄과 삼각관계...분쟁 중재자 역할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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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인도-파키스탄과 삼각관계...분쟁 중재자 역할 한계

파키스탄과의 '철통 우정'이 중국의 중립성 훼손
인도의 자주성과 중국-파키스탄 관계가 중재 노력 복잡하게
라호르에서 약 30㎞ 떨어진 무리드케에서 인도의 공습 후 무너진 정부 건물을 준군사 군인들이 조사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라호르에서 약 30㎞ 떨어진 무리드케에서 인도의 공습 후 무너진 정부 건물을 준군사 군인들이 조사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최근 인도가 파키스탄에 대한 군사 공격을 감행하면서 남아시아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갈등 상황에서 중국이 평화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8일(현지 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글로벌 사우스'의 지도자로 자리매김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도-파키스탄 분쟁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기 어려운 구조적 요인들이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외교부는 파키스탄에 대한 인도의 공격에 "유감"을 표명하고 양국에 자제를 촉구하면서 "현재의 지역 긴장을 완화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푸단대학교 남아시아연구센터의 린민왕 교수는 중국이 "협상을 주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중국이 중재자 역할을 하기 어려운 첫 번째 이유는 파키스탄과의 특별한 관계 때문이다. 중국과 파키스탄은 '철통같은 우정'으로 불리는 안보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중국은 파키스탄의 주요 무기 공급국이다. 린 교수는 "인도는 중국이 확실히 파키스탄 편에 설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번째 이유는 인도의 자주적 태도다. 인도는 자국을 중국과 비슷한 크기와 위상을 가진 국가로 인식하고 있어 중국의 중재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국은 또한 수십 년간 해결되지 않은 국경 분쟁을 안고 있어 신뢰 관계 구축이 어려운 상황이다.

멜버른 대학의 프라딥 타네자 선임 강사는 만약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대된다면 중국은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점에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도가 중국의 중요한 경제 파트너이며 '글로벌 사우스 방어'에 협력하고 있다는 점이 중국의 입장을 "확실히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웨덴 안보개발정책연구소의 자간나트 판다 소장은 중국이 위구르족 급진 조직의 위협에 직면해 있으며, 이들이 "파키스탄이 자국 땅에서 운영하고 후원하는 일부 테러 조직과 더 강한 연계"를 맺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국이 테러리즘 문제에 더 복잡한 입장을 취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최근 인도의 공격은 4월 22일 분쟁 지역인 파할감에서 발생한 관광객 26명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루어졌다. 인도는 파키스탄이 간접적으로 이 공격을 지원했다고 비난했지만, 이슬라마바드는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긴급 회의에서 파할감 공격을 규탄하고 양국에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판다 소장은 중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테러리즘에 대처하려는 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길 세계가 기대하고 있지만, 카슈미르 문제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감안할 때 이슬라마바드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10월 5년 만에 만났으며 관계 개선에 합의했지만, 진전은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소의 류종이 소장은 중국이 인도와 파키스탄 외교관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해 왔다고 믿지만, "평화 협상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인도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파키스탄과의 특별한 관계, 인도와의 복잡한 역학 관계, 그리고 테러리즘 문제에 대한 입장 등으로 인해 인도-파키스탄 분쟁에서 중립적인 중재자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