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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경제, 1분기 5.4% 성장... 트럼프 관세로 성장 전망은 어두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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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경제, 1분기 5.4% 성장... 트럼프 관세로 성장 전망은 어두워

선거·소비 지출 호조에도 글로벌 무역 갈등 우려 확산
경제 전문가들 "인플레이션 둔화가 성장 기회 제공할 수 있어"
올해 1분기 필리핀의 GDP 성장은 강력한 소비자 지출에 힘입어 뒷받침되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1분기 필리핀의 GDP 성장은 강력한 소비자 지출에 힘입어 뒷받침되었다. 사진=로이터
필리핀 경제가 올해 1분기에 5.4% 성장하며 지난 분기 5.3%보다 소폭 개선된 성적표를 보였다고 8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이번 성장은 주로 필리핀 경제의 70~80%를 차지하는 가계 소비와 정부 지출 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미국의 관세 부과와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향후 성장 전망은 어두워지고 있다.

국가 통계에 따르면, 1분기 소비자 지출은 5.3% 증가했으며, 정부 지출은 18.7% 증가했다. 이는 전 분기의 4.7%와 9.7% 성장에 비해 크게 개선된 수치다. 소비 활성화는 인플레이션이 4월에 1.4%로 둔화된 덕분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번 성장률은 일부 경제학자들의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국영 필리핀 개발 연구소의 존 파올로 리베라 선임연구원은 1분기에 5.7~6% 사이의 "완만한" 성장을 예측했었다.
리베라 연구원은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관련 지출과 탄력적인 국내 소비가 지지를 제공하겠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은 특히 수출 지향적인 부문과 투자자 심리에 하방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 정책으로 필리핀은 최저 관세율인 17%에 직면해 있으며, 이로 인한 불확실성이 외국인 직접 투자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제조업 부문의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미구엘 찬코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도 필리핀 경제가 "견조한 분위기"로 한 해를 시작했지만,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성장에 대한 주요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반면, 그는 "인플레이션"을 가장 큰 상방 위험으로 보면서도, "국제 유가의 지속적인 붕괴를 고려할 때, 필리핀 중앙은행을 포함한 이 지역의 많은 중앙은행들이 완화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4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현재 5.5%를 유지하며 통화완화 사이클을 이어가고 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행정부는 2025년 6~8% 사이의 성장을 목표로 설정했다. 작년에는 5.7% 성장을 기록하며 비슷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필리핀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6.1%에서 5.5%로 하향 조정하는 등 정부보다 더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필리핀 국민들은 오는 12일 중간 선거를 위해 하원의원, 상원의원의 절반, 지방 의회 의원, 시장과 주지사를 선출하기 위한 투표에 참여할 예정이다. 선거 관련 지출이 단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베라 연구원은 "성장과 포용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는 재정 규율과 특히 농업, 교육, 디지털화에 대한 성장 친화적 지출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한 "투자자 신뢰 구축, 수출 다각화, 취약 부문을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표적 보조금이나 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