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연료 벙커링 시험에도 차질
2040년 탄소 배출 제로 목표에 '빨간불'
2040년 탄소 배출 제로 목표에 '빨간불'

지난 8일(현지시각) 조선 해운 전문 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머스크는 2025년 기준 메탄올 이중 연료 엔진을 탑재한 신조 컨테이너선에서 잇따른 기술적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메탄올 연소 시 연소 효율 불안정성과 제어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회색 메탄올(화석 연료 기반)을 임시로 쓰고 있다.
올라 스트라비 머스크 수석 해군 건축가는 지난 8일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글로벌 해양 탈탄소화 2025' 컨퍼런스에서 "자사 선박 4척이 회색 또는 화석 메탄올로 운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엔진 제조사와 긴밀히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곧 해결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현재 18척의 대형 메탄올 연료 선박을 발주했으며, 일부는 이미 인도받았다.
스트라비 건축가는 "우리는 깨끗한 운항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메탄올로 엔진을 가동하길 바란다"면서 "장기적으로 e-메탄올이 해답이라고 믿지만, 바이오 메탄올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메탄올은 재생에너지원을 이용해 생산되며, 바이오 메탄올은 지속 가능한 생물 자원에서 추출된다. 반면 회색 또는 화석 메탄올은 천연가스로 만들어진다. 친환경 메탄올(녹색 메탄올)의 공급망 부족으로 기존 선박 연료인 디젤 대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만 ES(MAN ES)와 협력해 개발한 이중 연료 시스템(메탄올/디젤 전환)도 초기 운용 시 연료 전환 과정에서 기술적 결함이 드러났다.
◇ 기술적 문제 및 원인
머스크는 메탄올 확보를 위해 다양한 벙커링 옵션을 시험해 왔다.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바이오 기반 메탄올이 부족한 상황에서, 주로 녹색 수소로 만든 재생 메탄올에 의존할 계획이다. 스트라비 건축가는 "다양한 종류의 바이오 메탄올을 테스트해 왔으며, 그 중 일부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메탄올 전용 연소실 설계 미흡으로 연소 효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중 연료 전환 시 제어 시스템(Triton 시스템)의 소프트웨어 안정성 문제도 발생했다. 메탄올 탱크 설치를 위해 선체 확장(367m로 연장) 과정에서 공간 제약이 있었으며, 메탄올 공급 라인과 기존 디젤 라인의 병행 설치로 유지보수 복잡성이 커졌다.
◇ 머스크의 대응 전략
한편, 머스크는 2040년까지 전체 사업에서 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이는 2050년으로 설정된 업계 목표보다 10년 빠른 것이다. 스트라비 건축가는 "이는 매우 야심찬 목표이며,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만 ES와 협력해 ME-LGIM 엔진의 연소실 설계를 최적화하고 Triton 제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2024년 11월 완료된 머스크 할리팍스(Maersk Halifax) 호의 개조 사례(선체 절단, 메탄올 탱크 추가)를 바탕으로 10척 추가 개조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단기적으로 회색 메탄올 사용을 통해 엔진 안정화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7년까지 25척의 신조 이중 연료 선박 추가 도입 및 녹색 메탄올 공급망 확보를 목표로 한다.
머스크는 IMO의 2025년 신규 탄소 배출 규제에 대비해 2030년 계획을 2023년으로 7년 앞당겨 실행 중이다.
최근 머스크는 이데미쓰 탄커가 최초로 메탄올 이중 연료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발주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는 머스크의 메탄올 연료 채택 이후 업계 전반에서 메탄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