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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 美 관세 부담 앞두고 中 완성차와 장기계약 확대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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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 美 관세 부담 앞두고 中 완성차와 장기계약 확대 나서

10월 美 선박당 관세 부담 13억 원 육박... 중국 완성차 수출 증가세 활용 새 활로 모색
현대글로비스가 미국 시장 관세 충격을 줄이려고 중국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사진=현대글로비스이미지 확대보기
현대글로비스가 미국 시장 관세 충격을 줄이려고 중국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사진=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가 오는 10월 시행될 미국의 자동차운반선 관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막고자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와 장기 운송계약 확보에 힘쓰고 있다. 지난 8(현지시각) menafn 보도를 보면, 현대글로비스는 미국 시장 관세 충격을 줄이려고 중국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오는 1014일부터 미국에서 만들지 않은 자동차 운반선에 자동차 등가 유닛(CEU)150달러의 항만 입항 수수료를 매긴다. 보통 6,500CEU 선박 한 척이 입항할 때마다 975000달러(137000만 원)를 내야 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7"전 세계 자동차운반선 가운데 단 한 척만 미국에서 만들었다""대부분 외국 선사들이 새 관세를 물게 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모두 769척의 선박이 새 관세 대상이 된다.

FT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운송한 2900만대 차량 가운데 약 460만대가 미국으로 갔으며, 이로 인해 자동차 운송 업계가 해마다 18억 달러(25000억 원)의 추가 수수료를 내야 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1분기에 722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 중 자동차운반선 사업이 11000억원으로 13.9%를 차지했다. 특히 미국 왕복 노선은 지난해 자동차 출하량의 34%나 됐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량을 독점 운송하는 회사로, 새 관세가 이익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대글로비스는 생길 수 있는 손실을 메우고자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와 장기계약 확보에 나섰다. 지난달 30일 실적 발표에서 현대글로비스는 중국 지크르, 리오토 등 중국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더 굳건히 했다고 밝혔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상하이 오토쇼에서 볼 수 있듯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여러 회사와 직접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기업과 맺는 계약은 대부분 짧지만, 1년 넘게 이어지는 계약을 맺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승용차협회 자료를 보면, 올해 중국 자동차 수출은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수요가 늘어 작년보다 22.8% 많은 641만대에 이르렀다. 현대글로비스는 이처럼 중국업체가 빠르게 늘리는 수출 물량 일부를 확보해 미국 관세 영향을 줄이려는 전략을 세웠다.

올해 1분기에 현대글로비스 자동차운반선 운영 중 16.5%가 중국에서 출발했으며, 이는 지난해 4분기 12%보다 늘어난 수치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렇게 늘어난 까닭으로 지난해 9월 중국 전기차 업체 BYD와 선박 공간 공유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아직 조심스러운 판단을 내놓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산업 정책으로 자국 해운사를 먼저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는 현대글로비스가 중국 시장에서 많은 일감을 따내기 어려울 수 있음을 뜻한다.

또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물류 수요 변화에 맞추려고 현물계약과 짧은 기간 입찰 방식을 선호하기에, 현대글로비스가 바라는 장기계약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편, 전기차 생산의 주요 중심지로 떠오른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면 유럽과 중동 등 미국 밖 시장에서 현대글로비스의 자리를 더 단단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특히 전기차 분야에서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와 협력하면 미국 관세에 따른 어려움을 이겨내고 수익원을 다양화하는 중요한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