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준비 부담 커지며 일하는 노년층 늘어

투자은행 D.A. 데이비슨이 실시한 최근 설문에서 응답자 41%가 자신이 꿈꾸는 은퇴 생활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D.A. (학사) 데이비슨은 지난 3월 20일부터 25일까지 50세 이상 미국 성인 1,008명을 대상으로 이 조사를 실시했다고 지난 10일(현지시각) 뉴스위크가 보도했다.
조사 결과, 은퇴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50세 이상 미국인(대부분 X세대) 중 63%는 은퇴 후 추가 수입을 위해 부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은퇴자의 92%는 부업을 하지 않고 있으며, 60%는 부업을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최근 수십 년간 미국인의 은퇴 연령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퓨 리서치 센터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미국인 5명 중 1명은 여전히 일하고 있으며, 이는 35년 전보다 거의 두 배 늘어난 수치다. 미국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취업자는 2015년 2월 약 820만 명에서 2025년 2월 1,110만 명으로 35% 늘었다.
"일단 은퇴 나이에 이르렀고 은퇴 저축을 충분히 모으지 못하면 일을 계속하거나 은퇴 후 더 낮은 생활 수준을 받아들이는 두 가지 선택만 남는데, 둘 다 좋지 않다"고 이코노믹 인덱스 어소시에이츠 회장 겸 최고경영자인 로버트 존슨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 은퇴 자금 부족 심각, X세대 14%만 "충분"
은퇴를 위한 저축은 여러 요인으로 더욱 어려워졌다. 의료비와 주거비를 포함한 생활비는 지속해서 오르고 있지만, 임금은 이에 맞춰 늘지 않았다. 기대수명이 길어져 더 많은 저축이 필요해졌고, 안정적인 연금은 대부분 401(k) 플랜으로 바뀌면서 개인의 저축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학자금 대출과 가족 돌봄 의무로 노후 저축을 미루는 경우도 많다.
슈로더의 2024 미국 은퇴 설문조사에 따르면, X세대는 은퇴 시점에 약 60만 3000달러(약 8억 4000만 원)를 모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상적인 은퇴 생활을 위해서는 106만 9,746달러(약 14억 9700만 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X세대 중 14%만이 노후 생활을 위한 저축이 충분하다고 느꼈다.
트랜스아메리카 은퇴 연구 센터의 또 다른 연구에서는 현재 일하는 사람의 52%가 은퇴 후에도 최소한 시간제로 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하는 사람 10명 중 약 7명(69%)은 은퇴 나이까지 일하더라도 필요를 채울 만큼 충분한 저축을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D.A. (학사) 데이비슨의 재정 고문 겸 자산 관리 부회장인 앤드류 크로웰은 "은퇴의 정의와 전통적인 일정이 바뀌고 있다"며 "많은 은퇴자가 일하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있지만, 은퇴 후 부업은 더 이상적인 은퇴를 뒷받침하면서 지역 사회에 계속 참여할 수 있는 재미있고 의미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AVVI 파이낸셜의 재무 설계사 겸 사장인 브라이언 해리슨은 "오늘날 은퇴 전 사람들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재정적 불확실성"이라며 "의료비 상승, 물가 상승, 기대수명 연장으로 편안한 은퇴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졌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은퇴 후 부업을 하는 이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부업을 하는 은퇴자의 93%가 일을 즐긴다고 답했으며, 55%는 정신적 또는 사회적으로 계속 활동하기 위해 부업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돈 문제도 중요한 요인으로, 20%는 기존 빚 갚기 위해, 17%는 더 나은 은퇴 생활 자금 마련을 위해 일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스와드 웰스 매니지먼트 대표 겸 자산 관리자인 잭 스와드는 "미국은 기회의 땅이지만, 그 기회에는 책임이 따르고 종종 체계가 부족하다"며 "고용주 연금이나 일관된 지침 없이 은퇴 부담의 더 많은 부분이 개인에게 지워진다"고 지적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