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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코노코필립스 70억 달러 윌로우 프로젝트 순항… 2029년 알래스카 첫 원유 생산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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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코노코필립스 70억 달러 윌로우 프로젝트 순항… 2029년 알래스카 첫 원유 생산 목표

수십 년 만에 최대 개발, 일일 18만 배럴 생산 기대
9조 원 투입, 2400명 건설 인력… 에너지 안보·환경 논란 '주목'
알래스카에서 진행 중인 코노코필립스 윌로우 프로젝트는 수십 년 만에 최대 개발로, 2029년 일일 최대 18만 배럴 생산을 목표로 순항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알래스카에서 진행 중인 코노코필립스 윌로우 프로젝트는 수십 년 만에 최대 개발로, 2029년 일일 최대 18만 배럴 생산을 목표로 순항한다. 사진=로이터
미국 메이저 석유기업 코노코필립스가 알래스카 북부 노스 슬로프 지역에서 추진 중인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 신규 육상 석유 개발 사업인 70억~75억 달러(약 9조 7965억~10조 4962억 원) 규모의 윌로우 프로젝트가 2029년 첫 원유 생산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업스트림 온라인이 지난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 안보 강화와 알래스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는 이 프로젝트는 현재 2400명의 근로자가 투입된 동절기 최대 건설 기간이 마무리 단계이며, 완공 시 일일 최대 18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전망이다.

알래스카주 북부 노스 슬로프 지역에 위치한 윌로우 프로젝트 부지는 극지방 툰드라의 영구 동토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겨울철에는 땅이 단단히 얼어 대형 장비와 자재 운반이 용이해 공사가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이 육상 개발 사업은 북극권 생태계 보호와 기후 변화 논란 등으로 환경단체와 원주민 단체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2023년 12월 미국 정부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프로젝트의 총 투자비는 70억~75억 달러(약 9조 7965억~10조 4962억 원)에 이르는 규모다. 이곳에는 약 6억 배럴의 원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 개발 계획 및 생산 전망

주요 인프라는 총 세 곳의 대규모 시추 패드(드릴 사이트), 근로자 숙소, 사무실, 식당 등을 포함하는 복합 운영 캠프인 운영 센터, 원유를 생산, 저장, 초기 처리하는 대형 플랜트인 원유 처리 시설로 구성된다. 또한, 기존 송유관(트랜스 알래스카 파이프라인)과 연결되는 신규 파이프라인 건설 및 기존 도로 확장 등의 수송 인프라 구축도 포함된다.

건설은 겨울철인 12월부터 3월 사이에 중장비 투입 및 주요 구조물 설치 등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여름철에는 환경 보호를 위해 제한적인 작업만 진행된다. 전체 일정은 2023년 12월 승인 이후 2025년부터 2028년까지 본격적인 건설을 거쳐 2029년 첫 석유 생산을 목표로 한다.

생산 규모는 최대 일일 18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알래스카 전체 원유 생산량의 약 40%에 해당한다. 생산은 약 30년간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 시장 전망 및 실적

이번 윌로우 프로젝트의 순항 소식은 코노코필립스가 최근 발표한 1분기 실적과 함께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코노코필립스는 5월 8일 월스트리트의 예상을 웃도는 1분기 주당 2.09달러(LSEG 집계 분석가 예상치 2.06달러)의 조정 주당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견조한 생산량 덕분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실제로 코노코필립스의 1분기 생산량은 일일 238만 배럴유 환산량(boed)으로, 전년 대비 48만 7000 boed(하루 동안 생산/소비된 석유 환산량) 증가했다. 이는 마라톤 오일 인수 덕분에 새로운 자산이 코노코필립스 포트폴리오에 추가된 영향이 컸다. 증가한 생산량이 유가 약세의 영향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유가 약세에 대한 우려도 상존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이언 랜스 코노코필립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업계 전반에 걸쳐 대차대조표가 건전한 상태이지만,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또는 50달러 초반대에 머물 경우 대규모 기업들조차 광범위한 활동 축소를 단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유가는 1월 배럴당 82달러로 분기 최고치를 기록한 후, 미래 경제 성장 둔화 우려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 발표 등이 더해지며 1분기 말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코노코필립스는 현재 유가 수준에서는 운영 계획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있지만, 유가가 장기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재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랜스 CEO는 "유가가 50달러가 되면 잠재적으로 다른 조치를 고려해야 할까? 물론 그렇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코노코필립스는 해당 분기에 25억 달러(약 3조 4987억 원)를 주주 환원에 사용했지만, 상품 가격의 현재 변동성으로 인해 이번 분기 주주 환원액은 수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또한 연간 자본 예산을 4억 5천만 달러 줄여 123억 달러에서 126억 달러로 조정했지만, 이는 생산 수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경제 파급 효과와 주요 쟁점

프로젝트의 경제적 파급 효과도 상당하다. 알래스카 주정부는 세수 및 로열티 수입 증가를 기대하며, 이를 통해 지역 사회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건설 및 운영 기간 중 수천 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원유 공급량 증가를 통해 미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와 수입 의존도 감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환경 및 사회적 쟁점도 상존한다. 환경 문제는 북극곰, 순록 등 북극권 야생동물 서식지와의 공존 방안 마련이 주요 과제다. 대규모 석유 개발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우려에 대해 코노코필립스는 탄소 저감 기술 적용 및 환경 감시 강화를 약속했다.

원주민 및 지역사회와의 관계도 중요하다. 일부 원주민 단체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혜택을 기대하며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반면, 다른 단체는 전통적 삶의 터전과 환경 훼손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코노코필립스는 이러한 사회적 합의를 위해 지역사회와의 지속적인 협의 및 자문위원회 운영 등으로 갈등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윌로우 프로젝트는 미국 내 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알래스카의 기존 유전 생산량 감소 추세 속에서 새로운 생산 거점 확보는 주정부와 지역 사회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동시에, 환경적 책임과 사회적 합의라는 두 가지 과제를 어떻게 균형 있게 해결할지가 앞으로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코노코필립스는 최고재무책임자(CFO) 빌 불록의 후임으로 앤디 오브라이언이 6월 1일부로 임명된다고 밝혔다. 1986년 입사해 2020년부터 CFO를 맡아온 60세의 불록은 재임 기간 동안 여러 대규모 거래를 완료했다. 여기에는 2020년 산토스에 호주 자산 매각, 2021년 콘초 리소스 97억 달러(약 13조 5751억 원) 인수, 그리고 가장 최근의 마라톤 오일 인수가 포함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