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보잉, 세계 무역 여건 개선으로 220억 달러 새 주문 확보

글로벌이코노믹

보잉, 세계 무역 여건 개선으로 220억 달러 새 주문 확보

중국·사우디·영국 등 주요국 항공기 구매로 경영 회복 나서
2023년 8월 9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LABACE 에어쇼에서 보잉 비즈니스 제트기 모델을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8월 9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LABACE 에어쇼에서 보잉 비즈니스 제트기 모델을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
최근 세계 무역 여건이 좋아지면서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대규모 새 주문을 확보해 경영 회복에 나섰다. 악시오스와 시킹알파 등 보도에 따르면, 보잉은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등 주요국에서 대규모 항공기 주문을 받아 총 220억 달러(3115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이 무역 합의를 맺으면서 중국은 자국 항공사의 보잉 항공기 구매 금지 조치를 풀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13(현지시각) 전했다. 중국은 이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맞서 미국산 항공기와 부품 수입을 사실상 중단했었다.

같은 날 보잉은 사우디 공공투자기금(PIF)의 항공기 임대회사 아빌리스(AviLease)가 최대 30대의 새 단일 통로 보잉 737-8 여객기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 계약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과 때를 같이했으며, 영국과의 무역 협정 체결 직후 영국항공의 모회사인 IAG가 보잉 787 드림라이너 30대를 주문할 준비를 한다는 소식도 알려졌다.

◇ 항공기 주문, 무역 적자 줄이기보다 생산 확대 뜻해


디에린 베차이 항공 분야 투자 전문가는 시킹알파에 "영국 IAG와 카타르항공이 보잉에 대규모 항공기를 주문한 것은 보잉의 시장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이지, 이들 국가가 미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IAG가 발표한 주문 내역을 보면, 보잉 787-10 32, 보잉 777-9 6대 외에도 에어버스 A330-900 21, 에어버스 A350-1000 6대 등 총 94대의 항공기가 들어 있다. 이 중 보잉은 새 주문의 68%와 총 가치의 거의 60%를 차지한다.

무역 측면에서 보면, 미국은 2024년 영국과 114억 달러(161500억 원)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으며, 카타르와도 20억 달러(28000억 원)의 무역 흑자를 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항공기 주문이 무역 적자 감소 조치라기보다 다른 이유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베차이 전문가는 "카타르항공의 보잉 주문은 무역 적자 감소보다 전략적 정치와 국방 관계를 강조한다""상업용 항공기를 주문하면 미국이 잃을 것이 더 많기에 국방 장비 판매를 승인하고 정치적 주제에서 카타르와 더 협력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잉은 777X787 기종의 생산 속도를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현재 보잉 787 생산량은 달에 5대이며 올해 달에 7대까지 늘릴 전망이다. 이 회사는 2026년까지 달마다 10대의 항공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며, 2028년까지 달에 12, 2030년 이후에는 달에 14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베차이 전문가는 "이러한 주문 시기와 배경이 무역협상과 맞물려 있지만, 실제로는 올해 파리 항공전시회와 11월 두바이 항공전시회에서 애초 발표할 예정이었던 항공기 주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항공기 거래는 하룻밤 사이에 협상하지 않으며, 이런 협상이 주문으로 이어지기까지 몇 달, 때로는 1년 이상 걸린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미·중 무역갈등이 90일 동안 멈춘 것은 장기적으로 세계 대형 항공기 수요에 전반적으로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현재 보잉은 이러한 주문을 통해 미국 최고의 수출업체로서의 자리를 되찾기 위한 준비를 하며, 생산량 증가와 매출 성장을 위한 바탕을 다지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