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채금리가 돌연 폭발하고 있다. 뉴욕증시 비트코인 "달러환율 이상기류" 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플라자 합의에 대한 전망이 확산됨변서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데다 미국 재정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다시 상승했다. 뉴욕증시에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3월 이후,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준 금리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의 경우 금리가 연 4.06%에 달해 지난 3월 이후 가장 높았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번 주에만 무려 15bp 올랐다. 뉴욕증시 금융사들이 연준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을 늦춰 잡은 것이 2년물 금리를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분석된다.금리를 예상하는 스와프 금융상품의 경우 이전에는 연말까지 연준이 0.25%p씩 두 번, 총 0.5%p의 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완전히 반영돼 있었으나 이제 그럴 가능성은 작아졌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이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 국채 금리가 올랐다"면서 "하지만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는 보지 않는 만큼 금리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연준 정책에 영향을 받는 하루짜리 초단기 금리인 SOFR 옵션거래도 크게 늘었다.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가 더 늦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금리 전문가들은 이에 대응한 투자를 추천하고 있다. 국채시장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최근 한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다.새로 제안된 세제 관련 법안이 미국의 재정적자 폭을 늘려 국채 발행도 확대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만기가 긴 국채 금리 상승을 이끌었다.최근 많이 오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옵션 베팅에 대해 헤지하려는 수요도 나와 국채 가격이 더 하락(=금리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뉴욕증시 주식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 관세 합의로 이틀간 주가가 크게 오른 뒤 이날은 혼조세를 보였다.글로벌 증시는 미·중 관세 합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지역 순방에서 나온 투자계약 등으로 활기를 띠었으나 낙관론은 이제 대부분 사라졌다. 한국의 최지영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이 지난 5일 ADB 연차총회가 열린 밀라노에서 미국 재무부의 로버트 캐프로스 국제차관보(대행)와 만나 환율 협상을 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원화는 이틀 연속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한편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등락이 심한 주식시장이나 경제정책에 일일이 반응하지 말고 안정적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굴스비 총재는 미국 공영라디오 NPR 인터뷰에서 "연준의 임무는 주식 시장이나 매일 발표되는 정책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손(steady hand)이 되어야 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경제 상황이 괜찮아지고 있음을 암시하는 지표를 계속 얻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규제 당국이 대형은행의 자본 규제 완화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대형은행들이 미국 국채를 더욱 매입 여력을 늘려 미국 국채금리를 낮추고 정부 차입비용을 줄이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규제 당국이 향후 몇 달 안에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을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SLR은 자산의 리스크 가중치를 적용하지 않고 은행들이 보유한 자산에 똑같은 자본 요건을 요구하는 규제다. 이는 미국 국채가 위험자산과 동일하게 취급된다는 뜻이다. 이 규정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대적인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2014년에 제정됐다. 은행들은 이 자본규제가 스트레스가 큰 시기에 국채를 추가 매입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한다고 주장해왔다. 실제 코로나19 위기 당시에는 SLR의 국채 적용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미국 주요 정책 입안자들은 SLR 규제 완화에 대해 지지를 표해왔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주 이러한 개혁이 연방준비제도(Fed), 통화감독청, 연방예금보험공사 등 주요 은행 규제기관의 “최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지난 2월 국채 시장 구조 개선 방안으로 SLR 비율을 낮추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SLR 변경은 연준 및 다른 감독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재무장관은 미국 금융안정을 담당하는 규제 기관 협의체(FSOC)의 의장을 맡고 있다. 현재 미국 8대 은행은 최소 총 레버리지의 5%에 해당하는 1티어 자본(보통주식, 이익잉여금 및 손실을 가장 먼저 흡수하는 기타항목)을 보유해야 한다. 유럽, 중국, 캐나다, 일본의 대형 은행은 총 3.5~4.25%의 자본만 요구받고 있다.미국 규제 당국이 고려하는 또 다른 방안은 국채와 중앙은행 예금과 같은 저위험 자산을 레버리지 비율 계산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당시 1년동안 적용됐던 방식이다. 오토노머스의 분석가들은 이 경우 미국 대형 금융기관들의 대차대조표 여유자금이 약 2조 달러 증가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