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로봇산업단지 미디어 행사에서 공식 설명...베이징시, 위험·반복 일에 집중

로이터는 지난 17일(현지시각)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베이징 이타운) 안에 있는 로봇산업단지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나온 이 같은 중국 정부 입장을 상세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량량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 부국장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의 창의력을 대신하지 않는다”며 “로봇은 생산성을 높이고, 위험하거나 반복되는 일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봇이 사람을 실직하게 만든다는 걱정은 맞지 않다”며 “로봇은 사람들이 꺼리는 심해 탐사, 우주 개발 같은 분야에서 사람을 도울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로봇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신규 설치의 51%가 중국에서 이뤄졌으며, 설치 대수는 27만6288대에 이른다. 2022년 기준 누적 가동 대수와 신규 설치 모두 세계 1위이며, 중국의 제조업 로봇 밀도(근로자 1만 명당 로봇 수)는 2023년 470대로, 독일(429대), 일본(419대)을 제치고 세계 3위에 올랐다. 이처럼 중국이 세계 최대 로봇 시장으로 자리잡은 점을 고려할 때, 로봇 관련 정부 책임자의 이런 공식 발언은 향후 산업 전망에 대한 신뢰를 더하는 요소로 업계에서 평가된다.
◇ 사람과 로봇, 각자 몫 달라…“협력에 무게”
이 행사에서는 유비테크가 만든 ‘우나’라는 이름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시됐다. 이 로봇은 쓰레기 조각을 옮기거나, 환경이 바뀌면 스스로 움직임을 바꾸는 모습을 보여줬다. 현장 관계자는 “로봇이 스스로 실수를 고치는 능력이 앞으로 생산 현장에서 중요한 몫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에서는 지난달 세계 처음으로 로봇 하프 마라톤 대회도 열렸다. 이 대회에서는 사람과 20개 팀의 로봇이 각각 따로 나뉜 길에서 달렸고, 로봇이 사람의 길을 침범하지 않았다. 량 부국장은 “기계는 사람과 함께 서로 한계를 시험하지만, 사람의 자리를 대신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정부가 이끄는 로봇 개발…“힘들고 위험한 일부터 맡긴다”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국영 X-휴머노이드 본사)에서는 ‘티안궁 울트라’ 등 여러 시험용 로봇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스포츠에 맞춘 모델은 시속 12Km까지 달릴 수 있다. 센터 쪽은 “장애물이나 환경이 바뀌어도 일상적인 일을 해낼 수 있는 로봇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변화가 로봇이 사람의 자리를 빼앗기보다는, 위험하거나 반복되는 일을 맡아 산업 전체의 효율을 높이는 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 정부가 로봇 산업을 키우기 위해 나라 차원의 지원을 늘리고, 스스로 실수를 고칠 수 있는 첨단 로봇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로봇이 사람을 완전히 대신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협력 구조를 만들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고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