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마쓰는 북미 시장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번 조치로 실적 하락 폭이 당초 우려보다는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고마쓰는 올해 3월까지의 회계연도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7% 줄어든 4780억 엔(약 4조470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지난달 전망한 바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추가 관세와 강세 엔화의 영향을 반영한 결과였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90일간의 관세 유예 조치로 고마쓰는 기존에 예상한 943억 엔(약 8800억 원) 손실 중 약 20%인 200억 엔(약 1400억 원)의 관세 부담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요시 사장은 전날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각국의 보복 관세가 예상보다 심하지 않아 경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마쓰는 자사 북미 판매 제품 중 절반가량을 일본, 브라질, 태국 등 해외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여전히 높은 관세를 적용받고 있으며 이마요시 사장은 이에 대해 “관세가 제조비용을 고려해 미국 현지 생산을 유리하게 만들 수준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철강 가격이 중국의 2배 이상으로 여전히 너무 비싸다”고 덧붙였다.
관세 문제에도 고마쓰는 세계 최대 건설기계 업체인 캐터필러와 비슷한 글로벌 공급망을 운영하고 있어 직접적인 경쟁 구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마요시 사장은 “경쟁사들이 관세 비용을 어떻게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는지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이마요시 사장은 “산이, 쉬궁, 류공 등 중국 업체들이 신흥국 시장에서 낮은 가격과 과잉 생산 능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구성과 신뢰성에서는 고마쓰가 여전히 앞서지만 초기 비용이 낮은 경쟁력 있는 성능을 제공하는 데는 이들도 이미 따라잡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마요시 사장은 “전기화 기술 측면에서는 오히려 중국 업체들이 앞서 있다”고 인정했다.
이마요시 사장은 자율주행 기술 및 소프트웨어 기반 기계 솔루션 등 외부 기술 도입이 필요한 분야에서 인수합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마쓰는 지난 2023년 미국 디트로이트에 본사를 둔 배터리 스타트업 ABS를 인수한 바 있으며 2017년에는 미국 광산장비 업체 조이글로벌을 29억 달러(약 4조 원)에 인수했다.
이마요시 사장은 “향후 3년간 잉여현금 1조 엔(약 9조3400억 원) 확보 목표를 세웠다”면서 “투자와 주주 환원 사이 균형을 유지하면서 기회가 생기면 추가 인수에도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