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진행 지연' 이유로 제외... 인도네시아 정부 지분 확대 추진

바힐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20일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기자들과 만나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화유코발트가 LG에너지솔루션이 남긴 나머지 프로젝트를 맡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다음 합작투자 기공식이 곧 열릴 예정이며 늦어도 8월 이전에는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LG에너지솔루션 '느린 진행' 지적받아 제외
인도네시아 정부는 LG에너지솔루션이 프로젝트를 '너무 느리게' 진행한다며 이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를 98억 달러 규모 대형 프로젝트에서 제외했다. 화유코발트는 이로써 최소 80억 달러(약 11조 원) 규모의 나머지 작업을 떠맡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카라왕에 12억 달러(약 1조 6500억 원) 규모 배터리셀 합작투자회사인 'HLI 그린파워'에 투자해 가동하고 있다. 이 공장은 현대자동차와 인도네시아배터리공사(IBC)가 함께 참여한 프로젝트다. 석유회사 페르타미나와 광산회사 안탐 같은 국영기업들이 IBC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카라왕 프로젝트는 해마다 10기가와트시(GWh) 배터리셀을 만들어낼 수 있어 15만 대 전기차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2단계 개발 계획에 따르면 생산 능력을 20GWh로 두 배 늘리는 데 20억 달러(약 2조 7600억 원)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라하달리아 장관은 설명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원래 니켈 채굴, 전구체, 양극재, 재활용 시스템 등 전기차 생태계와 관련된 4개 합작투자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HLI 그린파워는 이 중 하나였다.
◇ 인도네시아 정부, 국부펀드 통해 지분 확대 추진
라하달리아 장관은 인도네시아가 생태계 안 앞으로 합작투자에서 더 큰 지분을 확보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새로 만든 국부펀드 다난타라를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난타라는 이미 모든 인도네시아 정부 운영 기업 자산을 관리하고 있어 전기차 배터리 생태계 진입 발판을 마련했다.
라하달리아 장관은 "국영기업들은 계획대로 업스트림 쪽에서 이미 51% 지분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가 약 30% 지분을 이미 갖고 있는 또 다른 합작투자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난타라라는 국부펀드를 새로 만들었기 때문에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를 통해 정부 지분을 40% 이상 또는 50%까지 늘리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분 늘리기와 관련된 모든 이야기는 여전히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