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기 시장 상황에 취해 성급하게 투자를 단행했다가 막대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경고다.
블룸버그는 27일(현지시각) 일본과 미국 간 관세 협상이 마무리된 이후 자동차주 급등에 힘입어 도쿄 증시 주가 지수(TOPIX)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7월을 보합세로 끝낸 TOPIX는 이번 주 4%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토요타 자동차 주가는 1987년 이후 가장 큰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고 소프트뱅크 그룹 주가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오랜만의 시장 호재에 투자자들은 들떴지만, 그러나 무역 합의 세부 사항을 둘러싼 복잡한 문제나 참의원 선거에서 대패로 불안정한 입지에 놓인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진퇴 등 ‘뜨거운 열기 이후’를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닛케이 평균 주가와 TOPIX 전부 주말을 앞두고 약 1% 하락해 아시아 전체 주가 하락 흐름에 동참산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내외 시장 상황을 체크해야 하는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결정 회의도 앞두고 있어 단기 호재에 너무 들뜨지 말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미즈호은행 경제·전략 담당자 비슈누 바라산은 “(관세)합의가 성립되면서 시장에는 큰 안도감이 확산됐지만, 지금은 '잠깐 기다려라, 너무 들뜬 분위기다'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과도출혈을 피했다는 점에서 안심했지만, 아직 집중 치료실까지는 아니더라도 응급 처치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본 투자자들에게는 긍정적으로 기대되는 요인에도 단서들이 붙는 점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무역 합의는 분명히 긍정적 요인이지만, 일본 기업이 직면한 15% 관세는 연초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특히 경제에는 호재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일본은행에는 과제가 된 상황이라는 점이 문제다.
여기에 참의원 선거에서 대패한 이시바 총리의 진퇴 여부 등 정치적 이슈까지 얽히며 일본 주식 전문가들은 ‘다음 이벤트’로 이목을 집중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당면한 첫 이벤트는 오는 31일 진행될 일본은행 금융정책 결정 회의다. 정책 금리 변경은 예상되지 않지만, 9월에도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 여부를 둘러싼 입장이나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발언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채권과 주식 전부 하방 압력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후지쯔, 도쿄 일렉트론, 닛산 자동차 등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도 예정되어 있다. 이들 기업들의 실적 결과는 미일 간 무역 합의 영향을 측정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일본 기업이 향후 장기적인 고관세 환경에 얼마나 대비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닌 긍정적 수치가 나온다 하더라도 여전히 일시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일본 주식 전문 분석회사 페람 스미자스 어소시에이츠 페람 스미자스는 “향후 시장 핵심은 일본은행의 정책과 이시바 내각이 야당의 요구에 굴복해 소비세 인하에 나서 일본 재정 기반을 더욱 악화시킬지에 대한 여부”라며 “또 관세안의 큰 틀은 합의됐지만 그 이외 요인들은 여전히 유동적이다”라고 지적했다.
T&D 자산운용 사카이 유스케 시니어 트레이더는 이번 주가 상승을 반사적 움직임으로 표현하며 “조금 차분해지고 머리를 식혀서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