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미국·EU 관세 압박에 아프리카로 전기차 진출 가속화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미국·EU 관세 압박에 아프리카로 전기차 진출 가속화

나이지리아·이집트·모로코 등에 EV 공장 설립 추진
비야디·GAC 등 주요 브랜드, 아프리카 전역 모델 출시 확대
중국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세 인상 압박에 맞서 전기차(EV) 전략을 아프리카로 전환하며 신흥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세 인상 압박에 맞서 전기차(EV) 전략을 아프리카로 전환하며 신흥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세 인상 압박에 맞서 전기차(EV) 전략을 아프리카로 전환하며 신흥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는 기존 수출 시장에서의 제약이 커지면서 아프리카 대륙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고 27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주재 중국 대사 위둔하이는 이달 초 서아프리카 국가의 EV 및 배터리 공장 설립 계획을 밝혔다. 이는 지역 산업화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나이지리아의 풍부한 리튬 매장량을 활용해 EV 배터리 및 전자제품 핵심 재료를 생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 대사는 나이지리아 고체광물개발장관 델레 알라케에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프리카의 산업화를 우선시하고 있다"며 "나이지리아에서 리튬을 채굴하는 중국 기업들이 전 주기 현지 제조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라케 장관은 중국의 이런 움직임을 환영하면서 나이지리아가 현지 가공 및 전기차 제조를 장려해 천연자원, 특히 리튬을 활용한 현지 부가가치 창출에 새롭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추진력은 나이지리아 중북부 나사라와 주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체광물 허브인 이 지역은 리튬 채굴 및 가공에 대한 막대한 중국 투자를 유치했다. 중국 기업인 아바타 뉴 에너지 머티리얼즈는 지난 5월 나사라와에 나이지리아 최대 리튬 가공 공장을 설립했으며, 연간 매출은 5억 달러로 추산된다.

관측통들은 중국산 전기차와 신에너지 기술에 대한 미국과 EU의 관세 인상이 아프리카로의 전략적 전환을 강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러한 변화는 더 많은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가 모로코, 알제리, 이집트와 같은 주요 아프리카 시장에 플래그십 모델을 출시하고 제조 공장을 설립하는 것으로 입증된다.

S&P 글로벌 모빌리티의 월트 마데이라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EU가 많은 중국 전기차에 대한 문을 대부분 닫으면서 아프리카와 남미가 문을 열 가능성이 높다"며 "아프리카로의 수출은 중국 본토의 재고 구축을 촉진하는 자연스러운 결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집트, 알제리, 모로코는 북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전기차 확장과 제조업 야망의 새로운 개척지가 됐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이들 3국의 유럽과의 근접성 및 기존 자동차 산업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BAIC, 지리자동차, SAIC 모터 등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CKD(완전분해조립) 조립 공장을 설립했거나 운영 중이다. BAIC는 올해 말까지 전기차 생산 본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국 국영 GAC는 2026년 중반까지 조립 공장을 현지화하기로 합의했다.

모로코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전기차 및 배터리 소재 시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모로코가 미국 및 유럽과 맺은 자유무역협정과 LFP 배터리 음극 생산에 필수적인 풍부한 인산염 매장량의 혜택을 노리고 있다.

중국 전기차 선두주자 비야디(BYD)는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등 주요 시장에서 Atto 3, Dolphin, Seal 등 인기 승용차 모델을 제공하며 아프리카 전역에서 입지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체리(Chery)와 GAC의 아이온(Aion)도 대륙 전역에서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지난해 전기차에 대한 상당한 세금 인센티브와 함께 수입 휘발유·디젤 차량을 금지하는 대담한 조치로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의 빠른 유입을 견인하고 있다. 이달 초 GAC는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아이온 전기차 모델을 출시했으며, 3년 이내 현지 조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야디는 지난해 말 에티오피아 시장에 진출해 현지 유통업체인 모엔코와 파트너십을 맺고 여러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케냐 e-모빌리티 스타트업 BasiGo의 지트 바타차랴 CEO는 "중국 전기차의 경제성과 품질은 아프리카 시장, 특히 상업 부문에 잘 맞는다"며 "중국의 아프리카 자동차 산업 투자는 아프리카가 향후 10년 안에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중국의 인식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ODI 글로벌의 막시밀리아노 멘데즈-파라 수석 연구원은 아프리카 자동차 시장이 중국이 원래 유럽과 미국에 수출할 것으로 예상했던 차량을 모두 흡수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아프리카 시장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지만 여전히 작다"고 지적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