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 수주 점유율 중국 69%, 한국 15%, 일본 7%...LNG 운반선 경쟁력 부족 심각
암모니아·수소 연료선 표준화 추진...정부 1200억엔 투자 지원
암모니아·수소 연료선 표준화 추진...정부 1200억엔 투자 지원

에히메현 이마바리에서 지난 22일부터 3일간 열린 'Bari-Ship 2025 국제 해양 박람회'에는 24개국 380여개 기업이 참가하는 등 급증하는 관심을 보여줬다. 영국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신조선 가격지수는 2023년 178.4에서 2024년 189.2로 상승했으며, 2020년 저점 대비 50% 상승했다.
일본 조선업체들의 실적도 개선됐다. 일본 2위 조선소 JMU(Japan Marine United)는 3월 말 회계연도에 199억엔(1억3800만달러)의 연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5.4배 증가했다. 미쓰이 E&S도 선박엔진과 항만크레인 전문화로 전환하며 전년 대비 60% 증가한 390억엔의 순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의 입지는 아시아 경쟁업체들의 압도적 규모에 밀려 약화되고 있다. 클락슨에 따르면 2024년 신조선 수주에서 중국 조선소가 69%를 차지한 반면, 한국은 15%, 일본은 7%에 그쳤다.
특히 기술적으로 까다롭지만 높은 수익을 내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분야에서 일본의 입지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2024년 한국 기업이 약 56척, 중국 기업이 37척을 수주했지만 일본 기업은 2016년 이후 소수 주문만 받았다.
미야타케 요시후미 국토교통부 해양국장은 "LNG 운반선을 위한 전쟁의 결과는 이미 결정됐다"고 말했다.
이에 일본 기업들은 전일본 프레임워크를 통한 재기 전략에 나섰다. 첫 번째 과제는 친환경 차세대 선박 중 가장 유망한 암모니아 연료선용 탱크 표준화다. 현재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8개 연료탱크 중에서 선택할 수 있지만, 표준화를 통해 설계 자원을 절약하고 조선 공급업체들의 자본투자 결정을 용이하게 할 계획이다.
일본 내각은 중국 및 한국과 경쟁하기 위해 16개 기업에 약 1200억 엔에 이르는 투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 펀드는 수소와 메탄올로 운항하는 선박을 포함한 무공해 선박을 목표로 한다.
이마바리 조선과 미쓰비시 중공업이 출범한 합작 투자회사 MILES(Marine-design Initiative for Leading Edge Solution)를 중심으로 한 전일본 프레임워크가 더욱 발전하고 있다. 이들은 포집된 탄소를 운반할 액화 이산화탄소 운반체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이마바리 조선, 미쓰비시 조선, JMU와 해운사 미쓰이 O.S.K. 라인, 닛폰유센, 가와사키 기선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으로 성장했다. 3개 주요 해운회사의 참여는 차세대 선박 주문을 더 쉽게 확보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중요한 발전이다.
MILES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설계를 구매할 다른 조선소를 찾을 예정이다. 경쟁업체에게 설계 사양을 공개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더 큰 그림을 위한 협력이 우선시되고 있다.
이마바리 조선 히가키 유키토 사장은 "각 회사가 독자적으로 일을 처리하면 속도 면에서 중국과 한국에 패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조선업계의 과도한 경쟁은 파트너십 형성과 함께 완화되고 있지만, 가족 소유 민간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닛폰유센 나가사와 히토시 회장은 "조선소들이 일반적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세부사항에서는 이견을 보이는 상황에서 다음 단계를 위해 함께 모일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최근 다수의 LNG 운반선이 건조되면서 용선료가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신규 선박 공급 러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고가 선박 구매 가능성은 미지수다.
하지만 일본 조선소들은 경쟁을 무시할 여유가 없다. 글로벌 리더인 중국국영조선공사(CSSC)는 지난 11월 노르웨이 탄소 포집 프로젝트에 CO2 운반선을 납품하며 MILES보다 앞서 나가고 있어 일본의 위기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