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 미쳤다" 발언 뒤 상원 움직임 빨라져
러시아산 에너지 사는 나라에도 500% 관세, 국제 에너지와 무역 흐름에 큰 영향 우려
러시아산 에너지 사는 나라에도 500% 관세, 국제 에너지와 무역 흐름에 큰 영향 우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미쳤다",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뒤 상원에서 제재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지난 27일(현지시각) 악시오스가 전했다.
◇ 상원, 82명 힘 모아...러시아산 에너지 사는 나라에 500% 관세 추진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과 리처드 블루멘솔(민주·코네티컷) 의원은 러시아산 석유, 천연가스, 우라늄을 사들이는 나라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상품에 500% 관세를 매기는 법안을 함께 내놨다. 이 법안에는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82명이 이름을 올렸다.
법안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평화 협상을 거부하거나, 평화협정 뒤에도 추가로 침공하면 미국이 자동으로 경제 제재를 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레이엄 의원은 지난 27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푸틴 대통령이 계속 불장난을 한다면 상원은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나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를 끊으면 푸틴의 전쟁 자금줄은 완전히 마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척 그래슬리(공화·아이오와) 의원도 같은 날 누리소통망에 "푸틴이 '이제 끝났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강한 제재를 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래슬리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버드 대학에 대해 단호하게 한 것처럼 푸틴에게도 단호하게 해야 한다"며 "푸틴에 대한 제재는 하버드에 연방 지원금을 끊은 것과 같다"고 말했다.
◇ 트럼프 "푸틴 미쳤다" 발언...러시아, 미국 비판 받아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푸틴 대통령을 두고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푸틴이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크렘린궁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일축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은 누리소통망에 "내가 아는 정말 나쁜 것은 단 하나, 트럼프가 이것을 이해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 민주당도 제재 촉구...상원 내 논의 활발
상원 민주당 의원들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법안을 더 빨리 표결에 부치지 않는 데 아쉬움을 나타냈다. 존 튠(공화·사우스다코타) 원내대표는 "러시아가 진정으로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힘을 모아 제재법안을 통과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튠 의원은 제재의 시기와 방식은 백악관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케빈 크레이머(공화·노스다코타) 의원은 "백악관이 없더라도 하고 싶지만, 백악관과 협력해 가장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싶다"고 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푸틴의 러시아에서 온 것과 같다. 마을에 새로운 보안관이 왔다. 예전 방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러시아뿐 아니라 러시아와 거래하는 나라까지 겨냥한 제재가 도입되면 국제 에너지와 무역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