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킬로그램 실어 100킬로미터 넘게 날아, 자위대 군수 물류에 새바람
자위대, 인력 부족·험지 보급 해소 위해 고성능 드론 실전 배치 검토...2024년 자동 적재·하역 시연 계기로 본격 논의
자위대, 인력 부족·험지 보급 해소 위해 고성능 드론 실전 배치 검토...2024년 자동 적재·하역 시연 계기로 본격 논의

지난 1월 일본 방위성이 실시한 '난카이 레스큐 2024' 훈련에서 K-RACER가 스스로 화물을 싣고 내리는 데 성공한 뒤, 방위성 조달·기술·물류청과 육상자위대가 가와사키중공업과 여러 차례 협의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난 29일(현지시각) 호주 디펜스 매거진이 보도했다.
◇ 200킬로그램 실어 100킬로미터 넘게...험한 산악 지형에도 맞춤 설계
K-RACER는 한 번에 200킬로그램까지 실을 수 있고, 10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날아갈 수 있다. 해발 3000미터 높이에서도 100킬로그램의 화물을 나를 수 있어, 산이 많은 일본 땅에도 잘 맞게 만들었다. 시속 140킬로미터, 1시간 이상 비행, 초속 18미터 바람 견딤 등 주요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7미터 길이의 날개와 접을 수 있는 꼬리 부분이 있어, 20피트(6미터)나 40피트(12미터)짜리 표준 컨테이너에 싣기도 쉽다. 동력은 가와사키의 오토바이 '닌자 H2R'에 쓰는 998cc 네 기통 엔진을 그대로 썼다.
작동 방식도 복잡하지 않다. 컴퓨터나 태블릿으로 조작할 수 있고, 미리 정해둔 길을 따라 스스로 날아간다. 화물을 싣고 내릴 때도 사람 손을 거의 빌리지 않는다. 가와사키중공업 관계자는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자위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재난·원격지 보급부터 평상시 민간 활용까지
K-RACER는 탄약, 무기, 의료품 등 군수 물자를 산간이나 섬처럼 가기 힘든 곳까지 실어 나르는 데 쓸 수 있다. 지난해 1월 대지진을 가정한 훈련에서도, 사람이 직접 가지 않고도 고립된 마을에 구호품을 전달했다. 해상자위대 훈련에서는 배와 육지 사이에도 물자를 실어 날랐다. 평상시에는 산속 송전탑 공사, 산장 물자 공급 등 민간 일에도 쓸 수 있어, 군과 민간을 함께 아우르는 장비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2년 국가방위전략과 2025년 예산안에서 무인·자동화 장비 확대와 물류망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 엘로이 에어의 '차파렐' 드론 시험 도입, 국산 다목적 수송 드론 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K-RACER가 일본의 인구 줄고 재난이 잦은 현실에 맞는 차세대 군수 물류 장비로 주목받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가와사키중공업은 "앞으로 자위대와 지방자치단체, 일본무인항공기산업진흥협회 등과 손잡고 K-RACER를 일본형 신속 물류체계의 핵심 장비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K-RACER가 실제로 쓰이기 시작하면, 인력 부족과 험지 보급 문제를 푸는 데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