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日 '펀쿨섹좌'의 파격 쌀값 잡기 독단에 엇갈리는 현지 여론...무슨 일?

글로벌이코노믹

日 '펀쿨섹좌'의 파격 쌀값 잡기 독단에 엇갈리는 현지 여론...무슨 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성.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성. 사진=로이터
일본이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쌀값 고공행진으로 인해 신음하는 가운데, 새 농림수산대신이자 국내서 ‘펀쿨섹좌’로 불리는 고이즈미 신지로의 파격적인 정책에 자국 내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ABC, 닛테레뉴스 등 현지 외신은 2일 오사카 시내의 슈퍼마켓 쌀 판매 현장을 취재했다. 이날부터 민간에 직접 방출되기 시작한 비축미를 구매하기 위해 개점 전부터 약 1000여명이 줄을 선 모습이 보도됐다.

이날 오사카시 서구의 이온 오사카 돔 시티점에서는 오전 7시 55분부터 비축미 5kg를 세금 포함 2138엔에 판매했다. 이는 4000~5000엔을 넘나드는 시장 가격의 절반 되는 수치다.

같은 시각 닛케이도 도쿄의 한 대형 슈퍼마켓에 비축미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늘어선 사람들의 모습을 보도했다.
당초 일본 농림성은 3000개 가량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을 감안해 수량을 4800개로 늘렸다.

이온몰은 6월 10일경까지 전국의 모든 점포에서 비축 쌀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고이즈미 농림성이 시장가 2000엔을 목표로 비축미를 대거 풀자 일본 소비자들은 우선 환영의 뜻을 내비치는 분위기다. 특히 기존 정부 비축미를 독점 공급하고 있던 JA전농(일본 농업협동조합)과의 체제를 대거 개편하고 정부가 수의계약을 통해 직접 민간에 비축미를 공급한 것은 파격적인 결단이라는 반응이다.

이로 인해 JA전농 또한 그동안 시장에 방출하지 않고 있던 비축미를 대거 시장에 풀기 시작했다. 그동안 일본 내에서는 JA전농을 통해 방출하는 기존 방식이 민간에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꾸준한 지적이 있어 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고이즈미 농림성의 이런 파격적인 개편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를 둘러싼 기득 세력의 불만이 거세다.

일본 야당 인사들은 국회 청문회에서 “1년 지나면 동물 사료가 되는 쌀을 싸게 파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고시히카리 같은 쌀을 합리적으로 팔아야 한다”라며 “비축미를 일부 세력이 싸게 사들여 비싸게 민간에 판매하는 일들은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인 자민당의 전 농림성 장관 노무라 테츠로도 1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고이즈미 농림성이 자민당 농림부회에 상담도 하지 않고 멋대로 판단했다. 이래서는 매우 곤란하다”라고 발언했다.

이런 목소리는 7월 선거를 앞두고 있는 일본 야당이 여당인 자민당의 지지율 회복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같은 당인 자민당에서도 수위 높은 지적이 나오자 기득권과 개혁파의 정면 충돌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언론을 통해 정부의 비축미를 보관하고 있던 위탁 보관 사업자의 보관료 손실이 일어난다는 보도도 나오며 역효과도 이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이런 지적에 고이즈미 농림성은 “(이번 개편은) 자민당에 사전협의를 했다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라며 “모든 일은 장관 자신이 판단해 책임을 지고 결정하고 있으며 당연히 그 결과의 책임은 장관 자신이 진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