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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학부모들, 미국 유학 대신 다른 국가로 눈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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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학부모들, 미국 유학 대신 다른 국가로 눈 돌려

트럼프 행정부 비자 제한·대학 외국인 비율 축소 정책에 반발
영국·캐나다·일본 등 대안국 선호…"아메리칸 드림 포기"
중국 학생들의 미국 교육 접근을 제한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중국 학부모들 사이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며, 많은 가정이 자녀의 해외 유학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학생들의 미국 교육 접근을 제한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중국 학부모들 사이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며, 많은 가정이 자녀의 해외 유학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학생들의 미국 교육 접근을 제한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중국 학부모들 사이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며, 많은 가정이 자녀의 해외 유학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지난주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공산당과 연계된 중국 학생이나 '핵심 분야'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비자를 취소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불확실성이 확산됐다. 이는 행정부가 잠재적 학생들의 소셜미디어 게시물 심사를 포함해 더 엄격한 심사 조치를 고려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학생 비자 인터뷰가 갑자기 중단된 데 따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수요일 하버드대학의 유학생 비율을 30%에서 15%로 줄이자고 제안하며 미국 학생들이 기회를 잃고 있다고 주장해 학부모들의 우려를 가중시켰다.

상하이의 학부모 황치우핑(Huang Qiuping)은 고3인 아들이 내년 일리노이 노스웨스턴대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는 것이 꿈이었지만 가족의 결심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항상 트럼프와 그가 하는 미친 짓들에 대해 문제가 있었다"며 "대학 등록금이 연간 10만 달러인 것을 감안할 때 이것이 좋은 투자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중에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울까요? 그는 제안을 받아도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을까요? 이 모든 질문들이 우리가 캐나다를 대안으로 고려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상하이의 또 다른 학부모 마이크 유(Mike Yu)는 딸이 원래 미국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할 예정이었으나 지금은 일본에서 공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금 미국으로 가는 것의 위험은 너무 높다"며 "일본이 비용이 적게 들고, 중국과 더 가까우며, 졸업 후 취업에 대한 더 나은 전망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주요 국제학교 허브인 상하이에서는 부유한 가정의 정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해외 유학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에이전시의 영업 관리자 벤 왕(Ben Wang)은 많은 부모들이 영국과 캐나다 같은 영연방 국가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상하이에 설립된 대부분의 새로운 국제학교는 미국 정책이 불안정하고 비용과 위험이 높기 때문에 영국 시스템에 맞춘 A-Level 커리큘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가정은 여전히 미국 교육에 전념하고 있지만, 점점 줄어들고 있는 소수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인도는 최근 중국을 제치고 미국 내 유학생의 주요 공급원이 됐다. 국제교육연구소가 발행한 'Open Doors 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23-2024 학년도 중국 국적 학생은 277,000명 이상으로 미국 전체 유학생의 약 25%를 차지한 반면, 인도 학생은 29%를 차지했다.

그러나 일부 교육 컨설턴트들은 비자 제한이 학부생과 석사과정 학생들에게 미치는 즉각적인 영향을 경시하고 있다. 상하이 소재 해외 유학 에이전트 레아 린(Lea Lin)은 트럼프의 유학생 정책에 대해 "농담"이라며 금방 해결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런 일들은 자주 일어나며, 우리는 부모들에게 그것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조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학들이 여전히 중국 학생들을 환영하고 있고, 주 정책이 연방 정책보다 더 중요할 수 있기 때문에 학부생과 석사과정 학생들의 경우 그 영향이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의학 같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 박사과정 학생들이 직면하고 있는 실질적인 어려움은 인정했다. 그녀는 정책적 우려보다 재정적 고려가 부모의 망설임에 더 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충분한 교육 자금을 가진 가정은 그들의 계획을 확고하게 유지한다"고 지적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