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연례 총회에서 무역 장벽과 항공기 인도 지연이 글로벌 항공업계의 성장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윌리 월시 IATA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항공은 세계를 더 풍요롭게 만들지만 고립주의와 무역 장벽은 부를 파괴하고 생활 수준을 낮춘다"며 "이러한 상황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IATA는 2025년 항공업계의 순이익 전망치를 기존 366억 달러(약 50조3000억원)에서 360억 달러(약 49조4000억원)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2024년 예상치인 324억 달러(약 44조5000억원)보다는 증가한 수치지만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과 소비자 신뢰 하락, 항공기 인도 지연 등의 요인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광범위한 관세는 항공기 및 부품에 대한 수십 년간의 무관세 체계를 위협하고 있다. 월시는 "항공우주 산업을 무역 전쟁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항공기 가격 인상 시도에 항공사들은 강하게 반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항공기 인도 지연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IATA는 2025년 항공기 인도량이 전년 대비 26% 감소한 1692대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2018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지만 여전히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월시는 "제조업체의 실패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항공업계는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지만 협력적인 해결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이러한 지연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에미레이트 항공의 팀 클라크 사장은 "팬데믹은 더 이상 인도 지연의 변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으며 사우디 저비용 항공사 플라이어딜의 스티븐 그린웨이 CEO는 "지연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며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환경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월시는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SAF)의 생산이 충분하지 않다"며 "에너지 기업들이 더 많은 SAF를 생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항공업계는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 제로 목표를 유지하고 있지만 현재의 진전 속도로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항공사들은 미래 수요에 대비해 항공기 구매를 지속하고 있다. 인도의 타타그룹 산하 에어인디아는 에어버스 및 보잉과 약 200대의 단일 통로 항공기 추가 구매를 협의 중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