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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머스크 충돌 속 테슬라 주가 폭락…트럼프 “머스크,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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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머스크 충돌 속 테슬라 주가 폭락…트럼프 “머스크, 미쳤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 도중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매우 실망했다고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CEO가 서로를 비난하는 가운데 테슬라 주가는 이날 두 자리수 폭락세를 기록했다.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 도중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매우 실망했다"고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CEO가 서로를 비난하는 가운데 테슬라 주가는 이날 두 자리수 폭락세를 기록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미쳤다"고 비난했다. 테슬라, 스페이스X, xAI 등 머스크의 기업들이 정부 사업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대선에서 자신을 적극적으로 돕고, 2기 행정부 출범 뒤에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규제완화와 지출감축에 앞장섰던 머스크 CEO가 자신의 감세법안에 대해 ‘역겨운 흉물’이라고 비판하면서 각을 세우자 트럼프 대통령도 머스크와 결별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주가는 이 충격에 두 자리 수 폭락세를 기록했다.

“매우 실망했다” VS “배은망덕”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의 도중 기자들에게 머스크에 대한 섭섭함을 나타냈다.

트럼프는 머스크가 재정법안을 ‘역겨운 흉물’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일론(머스크)을 많이 도왔다”면서 “일론에게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밀어붙여 하원을 통과하고,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인 감세와 대규모 재정지출 확대가 포함된 재정법안을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말해왔다.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일론과 나는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우리가 더 이상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를 다시 쏘아붙였다.

그는 “내가 없었다면 트럼프는 선거에서 졌을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공화당은 상원에서도 51-49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악관과 하원은 민주당에 빼앗기고, 상원은 공화당이 차지하기는 했겠지만 근소한 차이의 우세여서 큰 힘을 내지 못했을 것이란 말이다.

머스크는 나아가 트럼프를 향해 “배은망덕하다(Such ingratitude)”고 저격했다.

“미쳤다”


머스크가 자신에 대한 공격 수위를 더 높이자 트럼프도 발끈했다.

메르츠 총리와 정상회담 자리에서는 절제하는 모양새를 보였던 트럼프는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머스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머스크가 “미쳤다”면서 머스크의 DOGE 계약도 곧 끝낼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머스크는 DOGE 일을 그만 두고 경영 일선에 복귀하겠다고 밝혔고, 트럼프는 섭섭함을 나타내며 머스크가 머리를 식힌 뒤 다시 2기 행정부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머스크와 충돌한 트럼프는 말을 바꿨다.

트럼프는 DOGE 수장 자리에서 머스크가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쫓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그에게 나가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와 트럼프의 사이가 완전히 틀어지면서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 4년 동안 핍박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머스크, 이너서클 배제에 앙심?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서 머스크가 자신의 감세법안을 비난하고 자신에게 화가 나 있는 이유가 이 법에서 조 바이든 전 행정부 당시의 전기차 신차 7500달러 세액공제를 없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우리가 전기차 의무규정을 삭제한 것 때문에 (머스크가) 화가 났다”면서 그가 "미쳐 날뛰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머스크 측근인 재러드 이사크만을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인선 후보에서 빼 버린 것도 머스크를 자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사크만이 민주당과 연관이 있어 후보에서 배제됐다면서 머스크가 “특정 인물을 원해지만 우리가 아니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끝으로 DOGE 수장에서 물러나 자신의 이너서클에서 제외된 머스크가 백악관 자신의 곁을 그리워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반발이 나왔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내 추측에 이는 일종의 트럼프(를 그리워해 나타나는 정신) 착란 (수준의) 신드롬”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 사고


블룸버그가 이날 보도한 기사 역시 테슬라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지난 2023년 사망 사고로 이어진 테슬라 충돌 사고가 테슬라의 주행보조 소프트웨어와 관련이 있다는 기사를 냈고, 이 기사는 이날 블룸버그 기사 가운데 가장 많이 읽힌 기사였다. 테슬라는 사고를 낸 전기차에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운전자의 운전을 돕는 주행보조 소프트웨어가 달려있었다고 반박했지만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대한 부정적 선입관을 불식하지는 못했다.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조만간 테슬라의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가 시작되기로 한 가운데 마치 소금을 뿌리는 것 같은 악재였다.

차익실현 매도세도 무시할 수 없다.

테슬라는 4월 22일 분기실적발표 뒤 주가가 45% 폭등한 터라 일부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을 위해 매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