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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 수요 급증으로 '단순 가스터빈' 발전소 건설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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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 수요 급증으로 '단순 가스터빈' 발전소 건설 붐

메타 20년 원자력 계약·효율성보다 건설 속도 우선...가스터빈 부족으로 건설 차질
AI와 데이터센터 붐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AI와 데이터센터 붐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에너지 확보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오일프라이스는 지난 6(현지시각) AI 개발업체들이 전력 공급 속도와 안정성을 위해 효율은 떨어지지만, 건설이 빠른 단순 사이클 가스터빈 발전소 건설을 선호한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단순 사이클 가스터빈은 복합 사이클 기술이 등장하기 전 널리 쓰였던 발전 방식이다. 단순 사이클 터빈은 가스를 태워 나오는 열로 전력을 만든다. 복합 사이클 터빈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되 남은 열을 활용해 증기를 만들어 추가로 전력을 생산하거나 지역난방에 쓴다.

◇ 효율성보다 속도 택한 AI 업계


복합 사이클 터빈이 훨씬 효율이 높고 깨끗하지만, AI 개발업체들이 단순 사이클 터빈을 선호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단순 사이클 가스터빈 발전소는 복합 사이클 터빈보다 더 빨리 출력을 높일 수 있다. 발전기 빠른 반응 시간은 기술업체들에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단순 사이클 가스터빈 시설은 복합 사이클 발전소보다 건설 비용이 저렴하고 건설 속도도 빠르다.

데이터센터 건설업체 크루소(Crusoe) 컬리 캐브니스 최고운영책임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업계에는 전력을 빨리 확보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매우 크다""우리는 데이터센터 에너지 구성 요소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크루소는 오픈AI(OpenAI), 오라클(Oracle), 소프트뱅크(SoftBank), MGX 합작 투자사인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를 위한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으며, 이런 데이터센터들의 국제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 빅테크 기업들의 원자력 회귀


메타는 최근 일리노이주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는 컨스털레이션 에너지(Constellation Energy)20년 전력 공급 계약을 맺었다. 흥미롭게도 이 발전소는 2017년 문을 닫을 예정이었으나 일리노이주 의원들이 안정성과 배기가스 줄이기를 모두 우선시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설 수명이 늘어났다.

이는 빅테크 기업들이 AI 야심 때문에 원자력에 새로운 관심을 보이는 일련의 거래 중 가장 최근 사례다. 그러나 이런 욕구는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몇 가지 제약에 시달리고 있다.

아마존 케빈 밀러 글로벌 데이터센터 부사장은 올해 초 "그리드에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하려면 일정 기간 동안 위 모든 접근 방식이 필요할 것"이라며 "우리는 단기간에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약간의 열 발전을 추가해야 한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기술 산업이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단기간에 많은 열 발전을 추가해야 한다는 사실에 놀라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누군가 그것이 단기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면 크게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몇 달 안에 건설할 수 있는 단순 사이클 가스 발전소든, 몇 년이 걸릴 원자력 시설이든 AI는 믿을 수 있는 전기를 많이 필요로 한다. 이런 전기 공급을 보장하는 것은 장기간 투자이지 비용을 지불하고 5년 후 배출가스 규제 때문에 중단되는 것이 아니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가장 적극 주도해온 빅테크 기업들이 정작 화석연료인 가스발전과 전력공급 안정성을 다시 중요하게 여기게 됐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그나마 빠르게 지을 수 있다던 단순 사이클 가스터빈 발전소마저 터빈 장비 부족으로 예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