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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럽 기업에 대한 희토류 수출 허가 신속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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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럽 기업에 대한 희토류 수출 허가 신속 추진

트럼프 재선 이후 유럽연합 관계 개선 노력…지난 4월 도입 새 허가제 완화
중국이 관세 전쟁 속에 희토류를 무기로 삼고 있지만, 유럽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희토류 수출 제한을 신속히 풀기로 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관세 전쟁 속에 희토류를 무기로 삼고 있지만, 유럽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희토류 수출 제한을 신속히 풀기로 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유럽 기업들을 대상으로 희토류 수출 허가 승인을 빠르게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최근 보도에 따르면 밝혀졌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지난 7일(현지시각) 중국 상무부 발표를 인용해 베이징이 "조건을 갖춘 기업의 신청에 대해서는 별도의 빠른 승인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부과한 '해방의 날' 관세 뒤 도입한 희토류와 관련 자석에 대한 새 허가 제도 때문에 유럽 기업들의 공급 차질을 해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관리들과 산업 단체들은 새 허가 제도가 공장의 중단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중국 쪽에 불만을 제기해 왔다.

◇ 베이징-브뤼셀 고위급 협상 결실


중국 상무부의 이번 발표는 지난주 파리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장관과 마로시 셰프초비치 유럽연합 무역과 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 간의 회담 결과다. 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유럽연합이 "중국에 대한 첨단기술 제품의 규정을 지키는 무역을 촉진하고 보호하며 늘리려는 효과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회담에서 민간용 제품에 대한 규제를 풀거나, 그렇지 않으면 기업에 연간 수입 허가를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지난주 희토류 지연 때문에 자동차에서 세탁기까지 다양한 품목 제조업체의 배송이 느려지고 있다고 중국 당국에 압력을 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베이징의 한 유럽 임원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제조업체들이 허가 신청이 "엄청나게 쌓여 있는" 상황을 볼 때 앞으로 몇 달간은 희토류와 자석 수입에 여전히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미·중 무역전쟁 완화 기대감 높아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미국과 중국 간의 새 고위급 무역회담이 다음 주 런던에서 열릴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두 경제대국 간의 무역전쟁을 더 누그러뜨릴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희토류 문제는 베이징과 브뤼셀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많은 분쟁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양쪽은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대한 유럽연합의 관세와 프랑스산 코냑에 대한 중국의 관세 문제도 이야기해왔다.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 전기자동차의 유럽연합 내 판매 가격에 대한 논의는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지만 "양쪽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은 오는 75일 유럽산 브랜디 수입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중국은 브뤼셀과의 관계 개선을 찾아왔지만, 유럽연합 관리들은 따뜻한 말에도 지금까지 우려 사안에 대해서는 타협이 거의 없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유럽연합 산업의 우려스러운 상황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유럽연합에 전략상 중요하다"며 이번 발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집행위원회는 "그런 조치가 현장에서 어떻게 시행되는지 꼼꼼히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의 로비 단체인 유럽상공회의소 회장 옌스 에스켈룬드는 중국이 급히 필요한 선적을 승인했는데도 많은 기업들의 심각한 공급망 중단을 막기에는 진전이 "넉넉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에스켈룬드는 회원사들이 지연과 투명성 부족 때문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